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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현장르포] "정부 엄포에도 강남은 버텨..중개업소만 죽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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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에 이어 주택거래허가제까지 거론에 충격

파이낸셜뉴스

16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아파트 단지와 상가 일대. 최근 정부에서 강남3구를 타깃으로 한 규제가 언급되자 시장에서 볼멘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3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주택거래허가제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한층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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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8차례 정부규제에도 지금까지 버틴 강남 다주택자들은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예요. 정부가 아무리 때려도 매물을 쏟아내진 않을 겁니다. 거래절벽이 더 심해질텐데 중개업소들만 죽어나게 생겼습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청와대가 연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위헌 소지가 많은 주택거래허가제까지 거론된 다음날인 16일 강남 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잔뜩 얼어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선포한 '투기와의 전쟁' 타깃이 된 강남권 주민들과 중개업소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12·16 대책에서 위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에 이어 주택거래허가제까지 거론하자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초구 반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개업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생각해도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내 집을 사고 팔겠다는데 국가가 신고도 아닌 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건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할 법한 일"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포동의 또다른 중개업자는 "이미 나온 규제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추가 규제가 다시 거론되니 불안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동네 주민들이 성실히 돈 모아서 집 산 사람은 뭐가 되냐며 허탈해한다"면서 "열심히 모아 집을 산 것 뿐인데 적폐로 몰렸다, 정부에서 세금을 월세처럼 뜯어간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강남 지역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초강력 규제인 12·16대책 이후 2주 가량 바짝 얼어붙었던 강남 부동산이 호가 조정되면서 일부 거래가 시작되는 분위기였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2억~3억 가량,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1억~2억 정도 호가가 내렸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융단폭격에 가까운 발언들을 쏟아내자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싸움이 시작되면서 거래가 다시 얼어붙는 모양새다.

강남구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가 나오면 연락 달라던 매수 대기자들이 '좀 더 지켜보겠다'며 뒤로 물러서고 있다"며 "집주인들도 급하지 않다며 별로 동요하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대출규제에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온갖 규제에도 아직까지 버티는 다주택자들은 버틸 만한 여력이 있고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18번째 정책도 효과가 없었는데 19번째 정책이라고 효과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치동 중개업자는 "강남에 돈 있는 사람들은 '부자와 정부가 싸우면 부자가 이긴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정권이 바뀌기 전에 성과를 내야하지만 부자는 급할게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 엄포에도 거래절벽만 심해질 뿐 집값 조정은 크게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공인중개업소만 잡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강남구 도곡동 중개업소 대표는 "결국 똘똘한 한채를 목표로 하는데 서울에서 그런 아파트는 강남밖에 없지 않냐"며 "강남 지역 집값은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자 역시 "자금조달계획서 강화 등 추가 규제가 나올 경우 관망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인중개사들만 힘들어지는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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