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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유럽 판사들, 폴란드 바르샤바 시위 “사법부 자유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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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유럽 전역의 판사들이 법복을 입고 몰려왔다. 폴란드 집권 세력이 추진하는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정부가 판사의 해고권을 가지도록 하는 새 입법안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11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는 유럽 각국에서 온 판사들과 폴란드 판사·변호사·시민으로 이루어진 인파가 대법원 앞에서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하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바르샤바 시청은 시위대 행진에 약 1만5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폴란드 하원은 지난 12월20일(현지시간) 정부의 사법개혁에 의문을 제기하는 판사들에 대해 해임이 가능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PiS)의 규정에 따라 설치된 위원회에서 임명한 판사들에게 비판적인 판사는 해고나 감봉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유럽연합(EU)은 폴란드 집권 세력이 추진하는 사법 개혁의 일환인 해당 법안 조치가 “EU의 가치인 사법부 독립과 법치, 민주주의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며 EU 법률 자문 기구의 의견을 구하기 전까지 법안 채택 절차를 연기할 것을 촉구했으나, 폴란드 하원은 이를 그대로 통과시켰다.

법과 정의당은 이미 폴란드의 헌법 재판소를 장악, 지난 4년간 법관 임명권과 공소권을 차지해왔다. 이에 독일·덴마크·터키·등 외국 판사들의 시위 동참은 4년째 이어지고 있는 폴란드 사법부의 독립 투쟁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아일랜드 대법관 존 맥메너민은 “독립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미 판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연합과 폴란드의 사법부를 보호하기 위해 바르샤바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행진을 시작하기 전 폴란드 미하일 라스코프스키 대법관은 AP통신을 통해 “우리는 4년 이상 어려운 투쟁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오늘 보듯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고 전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KBS 뉴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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