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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충북도 대형 국책사업 추진 치적홍보 '이른 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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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 유치 중간 용역보고회서 "충북 최적지" 자찬

과제 산적 강호축도 떠들썩 자축…"빈 수레 요란 경계해야"

뉴스1

이시종 충북지사가 16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중부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타당성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6 (충북도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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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이정현 기자 = 충북도가 최근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대대적인 치적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나서거나 강호축(강원~충청~호남) 개발에 있어 추진상황 등을 적극 홍보해 도민 역량을 결집, 성공적인 결과물을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지만 '성급한 축포 터뜨리기'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충북도는 16일 '중부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타당성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진행했다.

이날 보고회는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뛰어든 충북도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함께 공동 진행한 방사광가속기 입지 타당성조사 연구용역 결과를 중간 발표하는 자리다.

충북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연구용역 결과 '충북이 방사광가속기 최적지임이 확인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날 보고회에 대해서도 '충북이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라는 의견을 도출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ICABU(국제 가속기 및 빔이용 컨퍼런스) 참석자와 한국방사광이용자협회 회원 2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 구축 타당성 설문조사 결과를 내보였다.

하지만 충북도의 평가와 달리 해당 설문조사에는 '충북'이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임을 방증할 수 있을만한 문항은 존재하지 않았다.

'방사광가속기 추가 구축의 필요성'이나 '방사광가속기 신규 구축 시 입지선정에 가장 주요한 요인'을 묻는 원론적 문항이 전부다.

더욱이 충북의 방사광가속기 유치 가능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분석한 내용이 오갈 수 있는 자문‧논의는 아예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긍정적인 가능성만 부각한 단편적인 정보만 제공했다는 비판을 야기했다.

그럼에도 충북도 관계자는 "이번 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충북이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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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지사(가운데 오른쪽)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020 강호축 추진상황 도민보고대회'에서 화분에 물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16 (충북도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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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는 전날(15일)에도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였다.

지금까지의 강호축 추진상황을 돌아보고, 추진성과 등을 공유함으로써 도민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이날 행사는 '2020 강호축 추진상황 도민보고대회'란 명칭으로 열렸다.

그러나 실상은 강호축이 지난해 1월 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반영된 데 이어 지난달 5차 국토종합계획에 포함된 데 따른 대대적인 자축행사 자리였다.

이를 두고 뒷말이 터져 나온다.

강호축의 핵심인 충북선 고속화의 밑그림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배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의 핵심 과제인 오송연결선이 지자체 제안사업 분야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된 점은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국가 최상위 계획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서 실제 사업 추진이 가시화 된 것은 아니다.

지자체 제안사업은 표현 그대로 각 지역의 '제안'을 반영한 것으로 선언적 의미에 가깝다.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면 주무부처와의 협의나 타당성 검토 등 일반적인 절차를 똑같이 거쳐야 한다.

이보다 앞서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담겼던 청주국제공항 항공복합단지 조성 등의 구상도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추진단계에 멈춰서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뜻이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지나친 겸손도 미덕은 아니지만 과하게 들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더 내실을 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cooldog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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