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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푸르덴셜 인수, KB·MBK에 푸본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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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 M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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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경영권을 놓고 KB금융그룹과 국내 '빅3(한앤코·IMM·MBK)' 사모펀드 등 5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다수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자문 파트너로 참여해 잠재 인수자들이 준비하는 것을 도왔다. 우리금융지주가 이번 입찰에 불참했지만 향후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홀딩스(Prudential International Insurance Holdings Ltd)는 이날 푸르덴셜생명을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KB금융그룹과 대만 푸본금융그룹,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MBK파트너스 등 5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 대상은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골드만삭스가 매각 실무 업무를 맡았다. 미국 푸르덴셜 본사는 엄격해진 현지 보험사 회계 기준을 따르기 위해 일부 국외 법인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시장을 30년 만에 떠나게 된다. 잠재 인수자들은 자문사를 일찌감치 선임한 뒤 입찰에 대비해 왔다. KB금융그룹은 JP모건(금융 자문)과 딜로이트안진(회계·계리 자문)에 업무를 맡겼다. IMM PE와 MBK파트너스는 각각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와 손을 잡았다. 한앤컴퍼니는 외국계 컨설팅에서 계리 자문만 받기로 했다.

시장 관계자는 "연초에 조 단위 자문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유일한 매물이어서 IB들 사이에 관심이 높았다"며 "원매자 수가 많지 않아 눈치싸움이 초반부터 치열했던 편"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초기부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생명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자산 규모는 각각 13위, 11위다. 두 곳이 합병하면 업계에서 다섯째로 많은 자산력을 갖추게 된다. 그룹 차원에서는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다시 탈환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작년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자산 총계는 각각 545조원, 506조원이다. 2017년까지 리딩금융그룹은 KB금융이었으나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입찰에 뛰어든 사모펀드 중에선 MBK파트너스가 강자로 꼽힌다. 보험사를 인수·매각한 경험이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신한지주에 매각했다. 당시 거래 가격은 2조2989억원이었다. 기업공개(IPO)로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며 새로운 회수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IMM PE와 한앤컴퍼니는 수년 전부터 국내 생명보험업에 관심을 가지고 우량 매물을 계속해서 물색해 왔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불참했다.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생명보험사가 없는 만큼 입찰 과정에 뒤늦게 합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중 우리금융지주에 컨소시엄을 제안한 곳도 있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수차례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켜 다른 매물을 검토할 여력이 없다. 지난해 말 약 1500억원 규모인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1조원대 자금을 들여 베트남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한 곳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2대 주주에 올라서기도 했다.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는 다음주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리기로 했다. 본입찰은 다음달 중순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측은 최소 2조원대 몸값을 원하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업계 1위 삼성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매각 시 적용된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감안하면 푸르덴셜생명 예상 가격은 1조5000억~3조원 안팎으로 비교적 넓다"며 "인수 후보군이 얼마를 써 내느냐가 거래 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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