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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신동빈 롯데회장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과거 롯데 다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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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위기경영 선언 ◆

매일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의 과거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과거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신 회장의 경고는 국내외 지정학적 위기, 한국 경제성장 둔화 등 롯데그룹이 당면한 위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선언'에서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을 외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절박함과 무게감이 느껴졌다는 평가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롯데그룹 '2020년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 현장에서 "현재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VCM은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BU(Business Unit), 지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 사업 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 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도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기존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그룹의 '생존'을 언급하며 변화를 촉구한 것은 롯데그룹이 당면한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감소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최근 롯데 내부에서 충격과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양대 축인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 실적이 동반 하락한 것은 그룹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또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은 다 접는다"며 추가 구조조정 의지도 내비쳤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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