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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검찰, 인사 이어 직제개편도 반기…법무부 재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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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담 수사부서 존치 필요" 의견 제출

'직접수사 축소' 법무부 개편안에 정면배치

인사 문제로 마찰이어 갈등 재점화 가능성

뉴시스

[서울=뉴시스]홍효식·김선웅 기자 =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을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2020.01.1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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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검찰이 16일 법무부의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전담 수사부서의 존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 사실상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최근 검사장급 인사로 법무부와 갈등을 빚었던 검찰이 또다시 법무부와 마찰음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일선청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검토해 법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의견서에는) 형사부와 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 공감한다는 점과, 전문성을 요하는 전담부서의 경우 신속하고 효율적인 범죄대응을 위해 존치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담았다"고 밝혔다.

대검은 또 "앞으로도 검찰은 범죄대응 수사 역량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직과 인력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축소를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따라서 전담부서의 존치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입장은 법무부가 제시한 개편안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법무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개편안에는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13곳을 형사부와 공판부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환 대상 부서에는 권력형 범죄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4부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검찰은 법무부 개편안에 오른 13개 부서를 전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의견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담 수사부서를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반부패수사부를 포함해 13개 부서가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검찰이 법무부에 반기를 든 모양새가 됐다. 인사 문제를 두고 불거졌던 양측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미 지난 8일 진행된 검사장급 인사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검찰청법에는 검사 임명과 보직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며, 이 경우 장관이 검찰총장 의견을 듣도록 규정돼 있다. 양측은 이 청취 절차를 두고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였다. 법무부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일정을 취소하고 기다리는 등 절차를 지켰다고 밝혔고, 대검은 인사안이 없는 '백지' 상태로 인사위원회 30분 전 윤 총장을 호출한 것이 '요식 절차'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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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결국 윤 총장 의견을 듣지 않고 인사를 발표했고, 검찰청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반면 여권과 추 장관은 윤 총장이 '항명'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 측근이자 수사 지휘부인 대검찰청 간부들이 모두 교체된 점을 들어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등 주요 수사를 해온 서울중앙지검장을 교체하는 등 발령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물갈이', '좌천' 인사가 진행됐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양측의 인사갈등에 가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 충돌을 빚은 윤 총장을 겨냥한 듯 "인사 프로세스를 역행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의견서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의견을 잘 검토해서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검찰과의 추가적인 협의가 필수적이지 않은 만큼, 법무부가 기존 직제개편안을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다.

검찰 직제개편안은 법무부가 종합적인 안을 행안부로 넘기고, 행안부가 이를 다시 검토해 국무회의에 상정한다. 검찰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경우에는 인사 갈등 때와 마찬가지로 불만과 우려 표출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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