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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펀드 팔 때 투자자 보호, 증권사 68점 은행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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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DLF(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 등 금융 사고가 잇따르며 불완전 판매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해 펀드 판매사들의 투자자 보호 수준이 전년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증권사보다 투자자 보호 수준이 낮았고, 라임 사태로 투자자에게 고소를 당한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종합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기록했다.

펀드 판매 장기 우등생은 '삼성·NH증권'

16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19년 펀드 판매회사 평가' 결과에서 종합평가 최우수등급인 A+(1~5위)는 전부 증권사가 차지했다. 특히 삼성증권(2017~2019년)과 NH투자증권(2016~2019년)은 3년 이상 A+를 유지해 장기 우등생으로 꼽혔다.

펀드 판매회사 평가는 크게 투자자 보호(67.5%), 판매펀드 성과(30%), 사후관리 서비스(2.5%) 등 세 개 부문으로 나눠 등급을 매긴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투자자로 가장한 모니터 요원을 파견해 펀드 상담 실태를 점검하는 투자자 보호 평가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1위 '한화투자증권'이 추천하는 펀드는?

이번 평가에서 가장 좋은 종합 성적표를 받은 판매사는 한화투자증권이었다. 전년도 4위에서 세 계단 뛰어올라 1위를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판매 성과 부문에서 다른 판매사에 비해 계열사 의존도가 낮고 수수료가 저렴하며, 검증되지 않은 신규 펀드 밀어주기 관행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후관리 서비스에서는 가장 높은 '탁월' 등급을 받았고, 투자자 보호 부문에서도 4위를 기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선비즈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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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펀드를 가장 잘 판매한 것으로 평가받은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추천하는 펀드는 무엇일까.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추천 펀드로 국내 IT 관련 기업 중 핵심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인 '미래에셋코어테크'와 중국 주식을 엄선해 투자하는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한화차이나증권'을 꼽았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시장이 IT 섹터 주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 전반이 아닌 유망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코어테크를 추천한다"며 "한화차이나증권은 미·중 무역 분쟁 1단계 합의에 따른 중국 경기 사이클 반등이 기대돼 추천 펀드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라임 사태 '우리銀·신한금투' C등급

반면 라임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종합평가에서 가장 낮은 C등급(21위 이하)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28개 펀드 판매사(은행·증권·보험사) 가운데 28위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신한금투도 23위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펀드 수익률이 상위 10위 안에 들고 사후관리 서비스도 신한금투 '탁월', 우리은행 '양호'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투자자 보호 부문에서 최하위인 C등급을 받은 게 치명적이었다. 두 회사는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지난 10일 라임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로부터 형사 고소를 당했다.

두 판매사뿐만 아니라 전체 판매사의 투자자 보호 수준도 전년보다 크게 악화했다. 전체 판매사의 펀드 상담 부문 평균점수는 58.1점으로 전년(67.9점)보다 9.8점 하락했다. 특히 은행업 평균점수는 50.8점으로 증권업(68.0)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펀드 설명 시 투자설명서를 사용하거나 제공하지 않아 설명 의무를 위반한 사례는 전체의 21.1%로 전년(7.4%)의 3배 가까이로 뛰었다. 고객의 투자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펀드를 추천한 경우(적합성 원칙 위반)도 전년(7.1%)의 두 배가 넘는 15.6%로 집계됐다.

판매 직원의 낮은 전문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판매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48.4%가 펀드를 설명하면서 단순히 투자설명서만 읽어내려갔을 뿐 고객이 이해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판매 직원 5명 중 1명(18.7%)은 투자설명서에 나오는 용어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못했다.




신수지 기자(sj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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