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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수출 상생경영] 반도체·전기차·바이오…협력사와 함께 세계로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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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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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출 기업들은 지난해 험난한 1년을 보냈다. 사상 처음으로 수출 6000억달러(2018년)를 돌파한 기쁨도 잠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1년 내내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하반기에는 일본이 갑작스럽게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타격을 입었다. 국제 유가는 하락하고 자동차 구매도 전 세계에서 감소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악재 속에 지난해 수출 실적은 5424억달러로 1년 전보다 10.3% 주저앉았다.

어려움 속에서 2020년이 시작됐지만 기업들과 경제계는 반등을 위한 희망을 품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밝힌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수출액을 5600억달러로 전년 대비 3% 올려 잡아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 산업연구원은 2.5%, 한국은행·KOTRA·한국무역연구원 예상 수출 증가율도 각각 2.7%, 3.1%, 3.3%로 반등 기대가 반영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 초 "지난해 12월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 7개월 만에 수출 감소 폭이 한 자릿수로 진입했고,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수출액+수입액)를 기록한 세계 9개국 명단에 올랐다. 올해는 1분기 중 수출 증가세 전환을 목표로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무역구조 구축을 위해 품목·시장·주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경제계가 올해 수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우선 대외 여건이 완만하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계 경제성장률이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도 개선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기업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수주 선박 인도가 본격화하면서 조선 업종도 서서히 반등 폭을 키울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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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업 부문 수출에 거는 기대도 크다. 바이오헬스는 신규 바이오시밀러(복제약)가 지속 출시되고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원료의약품 수출 화이트리스트(우대국가·우수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 기준 서면확인서 면제 국가)에 7번째로 올린 효과를 올해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EV) 등 핵심 부품인 2차 전지(리튬이온배터리) 수주를 크게 끌어올리면서 수출 효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 속에서 기업들도 수출 반등을 위한 제품·조직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특히 중소 협력사들과 상생 생태계를 보다 긴밀히 구축하고 협력사 수출과 경쟁력 혁신에도 적극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상생으로 협력사와 수출을 위한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상생결제시스템 도입, 상생펀드, 물대지원펀드, 설·추석 명절 때 구매 대금 조기 지급 등 중소·중견기업 자금 운용 원활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1조원 규모 상생펀드를 조성해 자금이 필요한 협력회사에 R&D 기술 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원까지 저금리로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또 협력사들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 효과와 친환경차 비중 확대를 중심으로 국외 판매 628만대에 도전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국외 판매량(595만대)보다 5% 이상 목표를 높게 잡았다.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도 유통망과 생산거점 개편 등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포부다. 현대·기아차는 신흥 시장 공략과 미래 차 R&D를 위해 국내 협력사들과 견고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계열사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고 수출을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 또 국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신수종 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최근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5월에는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달러에 사들였다. 마산과 빈은 부동산과 유통, 관광, 스마트 기기, 자동차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확고한 현지 지배력을 갖춘 베트남 기업들이다.

LG는 프리미엄 가전,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같은 신산업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키우기로 했다. 특히 LG를 상징하는 가전 분야에서는 초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같은 브랜드를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가전제품 본연의 차별화된 성능과 빅데이터가 연계된 AI 기반 스마트 가전도 지속 출시하기로 했다.

또 LG화학은 2024년에는 현재 매출 약 30조원 대비 2배에 달하는 매출 59조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돌파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유통·화학 사업을 거느린 롯데그룹은 롯데만의 강점인 유통망을 활용해 중소 파트너사의 국외 판로 확보에 도움을 주는 한편 경영 지원과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동반 수출 성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기획취재팀 = 이호승 기자 / 김기정 기자 / 심상대 기자 / 원호섭 기자 / 전경운 기자 / 송광섭 기자 / 이종혁 기자 / 황순민 기자 / 박윤구 기자 / 임형준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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