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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보수진영, 지지율 약진 속 통합 '빨간불'…물갈이·인재영입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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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32.4%‧새보수당 5.3% 범보수 지지율 약진

혁통위, '새보수-한국' 양당 협의체 구성 놓고 신경전

보수통합 잡음 여파, 인재영입 주목도 떨어져…물갈이도 미뤄져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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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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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범(凡)보수진영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약진하고 있지만, 보수통합 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내부 갈등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혁통위에 참여하는 주체들 사이에서 '한국당·새보수당 통합기구' 구성 문제로 인한 갈등이 외부로 분출되는 등 통합 논의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공천 물갈이 작업과 인재영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보수통합 논의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총선 인재영입은 통합 이슈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물갈이 작업은 시작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 32.4%·새보수 5.3% 대약진…혁통위는 갈등 분출

총선을 석 달 앞둔 상황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보수진영 정당 지지율은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16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은 32.4%, 새보수당은 5.3%(tbs 의뢰, 지난 13~15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기록했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37.0%)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는 4.6%포인트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지지율을 합칠 경우 민주당을 웃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보수진영이 대통합을 이뤄 단일대오로 여당에 맞설 경우, 총선에서 선방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수진영 내 최대 관건인 대통합 논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이날 열린 혁통위 3차 회의는 시작부터 전날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제안한 '양당 협의체'를 두고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새보수당 측 통추위원인 정운천 의원이 "통추위 참여와 별개로 (통합의) 실질적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양당 기구를 제안한 것"이라고 하자,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이갑산 상임대표는 "통추위에 사람을 보내놓고 밖에서 다르게 얘기하면, 사람을 나무에 올려놓고 흔드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분위기가 굳어지자 혁통위 박형준 위원장은 황급히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 당 기구 논의는 공개가 아닌 별도면 관계가 없지만, 통추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한국당 측 위원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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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의원(왼쪽)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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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통합기구' 두고 동상이몽…결국 지분 싸움?

회의 후에도 여진은 지속됐다. 새보수당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행위"라며 박 위원장이 중립성을 위반했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혁통위에 참여하는 세력 중 한국당과 보수 시민단체들은 새보수당이 주장하는 양당 통합기구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양측이 각자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보수통합 논의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새보수당 하 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양당 물밑 접촉의 수단으로 이용했던 통합기구를 이젠 공식화하자는 것"이라며 "시민단체는 정치 세력이 아니고 자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통합의 당사자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추위원인 한국당 김 의원은 통화에서 "어쨌든 혁통위가 통합을 위한 플랫폼으로 가동 중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시민단체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당 간 논의는 공개할 수 없는 예민한 문제들도 있어서 물밑 접촉 기구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새보수당의 주장에 반대 의사를 보였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숙의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갈등이 결국 양당 간 지분 싸움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입장에선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한 혁통위에서 논의를 해야 새보수당을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전락시킬 수 있고, 반대로 새보수당은 한국당과의 '일대 일' 구도가 협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통합 논의 지연 여파…주목도 저하 '인재영입'·손도 못 댄 '물갈이'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인재영입과 공천 물갈이 작업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총선 대비 영입인재 4호로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를 발표했지만, 크게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한국당은 1호 영입인재로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 대표에 이어 체육계 미투 김은희 코치, 극지 탐험가 남영호 대장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통상 총선 앞두고 새 인물 수혈이 각 당의 최대 이슈가 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보수통합 논의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보수통합 이슈가 너무 거대해 사실 중요한 것들이 많은데도 묻히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당내 경선 일정을 고려하면 인재영입을 미룰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공천 물갈이 작업도 뒤로 밀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당 내에선 친박(친박근혜)계와 TK(대구경북) 중진의원 등을 주요 물갈이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까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이 총 12명 달하는 데도 불구하고, TK 지역에선 단 한명도 불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공천관리위원회가 시스템 공천을 통해 강제로 잘라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총선기획단은 앞서 30% 컷오프(공천배제)‧50% 물갈이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국당은 당초 지난해 12월 15일까지 공관위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이날에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예상 시한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진 셈이다.

당내 한 의원은 "물갈이라는 게 결국 상대가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며 잘라내야 하는데, 당내 기득권인 TK 의원들을 몰아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통합이 지연될수록 물갈이 작업은 더 힘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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