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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잇따른 장애·여성 비하…'집권여당' 민주당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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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the300]편집 거친 녹화본에서 "선천적 장애인 의지가 약하다" 발언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최혜영 교수 같은 경우 의지가 보통 강한 사람이 아니다. 나도 몰랐는데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좀 약하대요"





"우리 딸도 경력단절 기간이 있었는데 열심히 뭘 안 해요. 그런데 우리 홍정민 박사는 아주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오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총선 영입인재를 소개하며 한 두개의 발언이다. 모두 자신이 영입한 인재를 자랑하기 위한 '선의'에서 비롯됐지만 거꾸로 읽으면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고 재취업을 하지 못한 경력단절 여성은 열심히 노력을 안 한 것'으로 치부하는 말이다.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민주당은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사과가 충분하지 않다. 집권여당에서 사회적 소수자인 장애인과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임에도 당 대표는 물론 당 차원의 대처가 미흡했다.

이 대표는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말을 제가 자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번에도 공식적으로 말씀 드렸고 이번에도 어떠한 의도를 갖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비슷한 취지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같은 대답을 짧게 반복한 채 상황을 무마했다. 민주당의 인권감수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질문에도 "자꾸 (같은 질문을) 말씀 하는데 이미 말씀을 많이 드렸다"며 "더 말씀 안 드리겠다"고 대답을 피했다.

논란이 잠들지 않는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여전히 민주당 내부에서 자정작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민주당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TV'에 올라간 이 대표 인터뷰의 경우 사전 녹화 이후 편집까지 거친 영상이었지만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발언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후 민주당은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논란을 의식한 듯 영상을 삭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께서 사과까지 하신 사안이기에 더 덧붙일 말이 없다"면서도 "영상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곧바로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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