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기후변화 등 멸종 가속
최종 확인까지 평균 수십년 걸려
특정 지역서 없어진 개체도 많아
하와이나무달팽이 ‘외로운 조지’. 하와이주 토지천연자원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와이나무달팽이, 주걱철갑상어, 양쯔강큰자라….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지난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동물이란 것이다. 인간의 개발행위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동물 멸종속도가 점점 가속화되면서 매년 수천종의 동물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멸종 기록이 남겨진 종들이기도 하다.
멸종위기 동물, 생물다양성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해외 온라인뉴스 사이트인 ‘더 레벨레이터(The Revelator)’에 따르면 지난해 멸종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동물은 20여종이다. 달팽이 1종과 조류 3종, 개구리 2종, 상어 1종, 담수어 중 최대 크기로 알려진 주걱철갑상어 등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종은 이보다 훨씬 많은 수천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과학자들이 멸종 여부를 확인한 것은 20여종에 불과하다. 특정 동물이 서식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멸종했음을 확인하기까지는 대체로 수십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양쯔강큰자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팀 매코맥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멸종 동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외로운 조지’라는 이름이 붙은 하와이나무달팽이다. 지구상에 단 한 개체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1월1일 14세 나이로 사망했다. ‘외로운 조지’란 이름은 2012년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멸종한 갈라파고스 핀타섬의 마지막 코끼리거북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하와이나무달팽이에 대한 첫 기록은 1787년 영국인 조지 딕슨 선장이 하와이 오아후에 정박해 원주민들로부터 이 달팽이 껍데기로 만든 선물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만 해도 오아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팽이였지만 1997년 단 10개체만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와이주립대 연구진이 이들을 보호하면서 번식시키려 애를 썼지만 ‘외로운 조지’를 제외한 다른 개체들은 모두 죽었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멸종 사실이 확인된 동물은 중국 양쯔강에서 서식해온 주걱철갑상어다. 중국과 영국 연구진은 이 물고기를 찾기 위해 여러 차례 양쯔강 유역을 조사했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했고 완전히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빠르면 2005년, 늦어도 2010년쯤 이 물고기가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수생생물박물관의 주걱철갑상어 박제.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길이가 최대 7m에 이르는 주걱철갑상어는 약 2억년 전 중생대 쥐라기 때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렸다. 과거에는 중국의 큰 강에 두루 서식했지만 1950년대 이후에는 양쯔강에서만 확인됐다. 주걱철갑상어의 멸종 원인은 양쯔강에서 자행된 남획과 댐 건설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 등으로 추정된다. 양쯔강에 서식했던 동물 중 양쯔강큰자라 역시 지난해 4월 마지막 암컷이 죽음으로써 멸종했다. 이 밖에 아프리카에 서식했던 ‘미스왈드론의 레드콜럼버스 원숭이’ ‘시에라드오모아 강개구리’, 조류인 ‘푸울리’ 등이 지난해 사라진 동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구 전체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의 개체군이 완전히 사라진 동물도 여럿 존재한다. 동남아시아 라오스에서 사라진 인도차이나호랑이가 대표적 사례다. 과거 동남아의 광범위한 지역에 서식했지만 베트남, 캄보디아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췄고, 라오스에서도 호랑이가 절멸되면서 태국과 미얀마 정도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서식하던 수마트라코뿔소 역시 지역 절멸의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1월23일 말레이시아에서는 마지막 수마트라코뿔소 ‘이만’이 사망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