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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도훈 "北개별관광 오해없이 할 수 있다"…해리스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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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효율성 살려하면 괜찮은 데…상황따라"

워킹그룹 열면 개성·금강산처럼 발목 잡힐까 우려

"美, 주권국가 결정 존중…비건 입장 말하기 일러"

국무부 "남북협력 지지하나 비핵화와 보조맞춰야"

중앙일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6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뒤 "개별 관광은 유엔 제재에 규정돼 있지 않고 소소한 문제는 오해없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 영상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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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시간) 대북 개별관광을 한·미 워킹그룹에서 다뤄야 한다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제안에 "워킹그룹이 효율성을 살려 한다면 괜찮은 데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소소한 문제가 걸릴 수 있지만 오해가 안 생기도록 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외신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워킹그룹에서 다루는 게 낫다"고 한 데 정면 응수한 셈이다.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오찬을 겸한 면담을 마친 뒤 특파원들과 만나 개별관광에 대해 "오늘 비건 부장관에 충분히 설명했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의 구체적 반응에 대해선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며 공개를 꺼렸다. 비건 부장관은 전날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통화해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들을 완전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대신 개별관광을 포함한 남북관계 독자 진전 방침에 국무부가 이해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주권국가의 결정은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우리가 주권국가로서 내리는 결정은 존중한다는 입장이며, 그 존중의 기초 위에 한미가 동맹으로 열심히 같이 일하고 서로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제재 아래서도 관광은 허용된다"면서도 관광객이 반입하는 물품의 제재 위반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관광객 방북 루트도 "중국을 경유할 거냐, DMZ(군사분계선)를 경유할 거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제재 부과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이를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이 본부장은 이에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차적으로 관광객이 어떤 물건을 들고 가져가는지 소소한 문제에서 걸릴 수는 있다"면서도 "한국 전문가들이 잘 지켜보면서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는 방식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워킹그룹의 효율성을 살려서 한다면 괜찮은 데 비건 특별대표와 통화하거나 직접 만나서 협의할 수도 있고 워킹그룹을 열 수도 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워킹그룹 조율에도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자칫 개별관광을 의제로 워킹그룹을 공식 개최했다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문제처럼 발목이 잡힐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무부는 물론 백악관까지 남북협력이 독자적으로 속도를 내는 데 거듭 우려 입장을 냈다. 국무부는 해리스 대사의 회견과 별도로 1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통해 "미국은 남북협력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남북협력이 비핵화의 진전과 똑같이 보조를 맞춰(in lockstep with) 진행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동맹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인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앞서나가지 말라는 뜻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같은 날 "미국은 우리 동맹 한국도 전적으로 지지한 목표인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포함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완전히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관련된 유엔 안보리 모든 결의를 지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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