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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탄핵서명' 펠로시 펜 두고 美설전..."전리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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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머니투데이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서명할 때 쓴 펜/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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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을 놓고 쪼개진 미국 의회가 이번엔 ‘펜’ 때문에 으르렁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기기 전 탄핵안에 서명할 때 자신이 돌려썼던 검은색 펜을 동료 의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줬다.

이에 공화당은 민주당이 탄핵 추진 절차를 '당파적 이벤트'로 전락시키고 펜을 마치 '승리의 전리품'인 듯 나눠 가졌다며 발끈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워싱턴의 전통’을 따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WP에 따르면 법안이나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쓴 필기도구들이 기념품으로 돌려지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다만 WP는 가뜩이나 트럼프 탄핵소추로 인해 눈에 불을 켜고 민주당을 노려보고 있는 트럼프 진영 인사들을 도발하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 스스로 탄핵을 엄숙한 헌법적 과정이라고 정의해오기도 한 터라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고도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12월 18일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했을 때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자축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검은 옷차림을 하고 나타나 ‘오늘은 슬픈 날’이라며 환호했다. 이때 의장이 자제의 태도를 보였던 것과 이번 상황은 대비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이 개시된 이 날 “펠로시의 기념 펜은 그야말로 '편견의 증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 및 트윗을 통해 "어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은쟁반에 담겨온 금색 사인이 새겨진 기념 펜들로 탄핵을 축하했다“며 ”하원의 당파적인 의도가 이 '완벽한 장면'에 응축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모습은 엄숙하거나 진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골적으로 당파적이고 정치적인 퍼포먼스였다”고 비난했다.

과거에도 펜을 기념으로 돌린 장면은 있었다.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개시 날에도 상원의원들이 배심원 서약에 사용한 펜을 '역사적 장면'으로 기리기 위해 기념품으로 전달받았다.

WP는 미국 지도자들이 지난 수십 년간 중요한 입법을 할 때 사용한 펜을 기념품으로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펜 논쟁'이 불거지기 몇 시간 전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할 때 사용한 펜을 당시 현장에 있던 관료들에게 나눠줬다고 WP는 전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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