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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시진핑-아웅산 수지 만난다…'고립'미얀마에 中 손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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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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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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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中국가주석 미얀마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의 아웅 산 수지 국가고문을 만난다. 시 주석이 올해 첫 방문 국가로 미얀마를 선택하면서다. 집단학살 논란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미얀마의 대중 의존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미얀마 국빈방문에 나선다. 중국 국가주석의 미얀마 방문은 2001년 장쩌민 전 주석 이래 19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미얀마 아웅 산 수지 국가고문과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 두 명은 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집단학살을 주도했다는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미국은 흘라잉 장군을 비롯한 4명의 미얀마 장성이 인권 유린에 가담했다며 제재를 부과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타국의 일에 내정간섭하지 않는다"면서 미얀마 지지를 표명해왔다.


'국제고립' 미얀마 도우며 일대일로 확대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중국은 매우 신중하게 외교 일정을 잡는다"면서 "시 주석의 (한 해) 첫 해외 방문일정으로 그의 장기 전략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시 주석은 2016년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린 이후 전 세계 국가정상으로서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당시 양국은 중국의 신 실크로드 구상인 '일대일로'와 관련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미얀마 방문도 일대일로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확대에 열의를 보이지 않자 직접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달 초 미얀마를 방문해 미얀마가 지역 2강인 중국과 인도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며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을 촉구했다. 경제회랑은 일대일로 국가들과 중국을 철도·도로·송유관 등으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특히 유엔 국제사법재판소는 오는 23일 미얀마 정부의 집단학살 여부에 대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중국은 판결을 앞두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에 외교적 친분을 보이며 회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면서 최근 로힝야족 탄압 방조 의혹으로 자격시비에 시달리는 아웅산 수지 고문과 자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류사오보)를 텐안먼사태 관여 등으로 국가전복혐의자라며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예정된 점도 눈길을 끈다.


커지는 미얀마 중국 의존도…참가 여부는 불투명

실제로 미얀마의 중국 의존도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미얀마 투자액은 209억달러로, 미얀마의 총 해외투자의 25.21%를 나타냈다. 집단학살 논란으로 서구 자본이 빠지면서 중국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미얀마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도 전년대비 150% 늘었다.

그러나 중국의 공세에도 미얀마가 일대일로에 적극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얀마는 지난 2018년에도 북부 람리섬의 차우퓨크에서 진행 중이던 일대일로 사업의 규모를 72억 달러에서 13억달러로 축소했다. 다른 국가들처럼 막대한 부채의 늪에 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리처드 호시 국제위기감시 고문은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의 의도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면서 "올해 총선을 앞두고 미얀마 정부가 중국과 지나치게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변인도 "NLD는 시민들의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이같은 거대사업에 대한 절차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경계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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