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이승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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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온 이낙연 전 총리. 다가온 총선, 그리고 총선 이후 대권 레이스에서 그의 모습이 주목된다.
그런데 이 전 총리는 정치적 약점으로 '세력 부족'이 꼽힌다. 자신을 돕고 밀어줄 지지 세력을 말한다. 그래서 총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의 당선을 도우며 '이낙연의 사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과거 총선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당시 잠룡들이 전국적인 세력을 갖추고 대권으로 향하는 디딤돌이 돼왔다.
"뭉쳐 다니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 전 총리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인 이낙연'의 약점에 대해 "다수정당(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소수정당(민주당)에 남았더니 지금까지도 소수파인 것, 정치인들과 뭉쳐 다니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무계파성' 혹은 '세력 부족'을 시인한 셈이다.
이 전 총리는 의원들 간 '세 싸움'인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쓴맛을 본 바 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 전 총리는 14표를 받으며 탈락했다.
무계파는 깐깐함과 디테일 탓?
세력이 약한 배경에는 이 전 총리의 깐깐함도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의원 시절에는 '논술 시험'을 직접 출제해 보좌진을 채용했고, 총리 시절에는 특유의 '디테일'로 부처 군기반장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5월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왼쪽)가 10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서울행 KTX 열차를 기다리며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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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들 중에는 이 전 총리의 과거 지역구(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를 이어받은 이개호 의원이 거의 유일한 '이낙연계'로 불린다. 2014년 이 총리가 전남지사에 출마했을 당시, 이 의원을 자신의 지역구 후계자로 선보였다고 한다. 각별하다는 얘기다.
동교동계와 각별
의원들 간 '사교'가 적었던 것은 아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성격상 세를 만들지 않은 것이지 이 전 총리가 의원들 간에 두루 친분은 많다"고 했다.
2019년 8월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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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동교동계'와 친분이 깊다. 이 전 총리는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시절인 1987년 대선 때 김대중 당시 후보의 '마크맨'을 맡으면서 동교동계를 출입했다. 김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을 계기로 16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했다. 이 때문에 동교동계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과도 친분이 두텁고, 설훈 의원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민주당 복귀를 하루 앞두고 지난 14일에는 동교동계 원로인 정대철 전 의원,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등과 회동하고 15일에는 문 의장도 예방했다.
손학규계·막걸리 멤버 인연
'손학규계'와의 인연도 있다. 이 전 총리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당시 '손학규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한때 손학규계로 불린 인사는 양승조 충남지사를 비롯해 조정식 정책위의장, 강훈식·고용진·김병욱·어기구·이춘석·전혜숙·전현희·박찬대 의원 등 10여 명이다. 21대 총선 이후,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이들의 재결집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에는 삼청동 총리 공관에 의원들을 초청하고 '막걸리 정치'를 열었다. 우원식 의원, 오영훈 의원 등이 이 전 총리가 특별히 아끼는 막걸리 회동 멤버로 꼽힌다. 총리 공관에서 매주 고위 당정청을 갖고 당 지도부와 접경면을 넓히기도 했다. 이때 김태년 전 정책위의장과도 친분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인사들 국회 입성 관심
'총리실 참모진'의 국회 입성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총선에서 당선되면 21대 국회 안에서 이 전 총리를 도울 수 있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총선 직후 열리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도전할 수도 있어 이들은 중요한 '인적 자산'이다.
총리실 출신 인사 가운데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지용호 전 정무실장, 이상식 전 민정실장이 총선에 출마한다. 이낙연 체제 국무총리비서실 1기 멤버로, 이 전 총리의 첫 비서실장이었던 배 전 실장은 부산 사상구에 출사표를 냈다.
정무실장으로 2년여 재임하면서 정부와 국회 간 조율 업무를 맡았던 지 전 실장은 서울 동대문을, 부산지방경찰청장 출신으로 1년5개월여 민정실장으로 일한 이 전 실장은 대구 수성을에 도전한다.
문은숙 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도 경기 의정부을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히고 지난 14일 사퇴했다. 이 전 총리가 전남지사에 재임할 당시 최측근이었던 우기종 전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전남 목포에서 경선을 준비 중이다. 이남재 전 전남지사 정무특보도 광주 서구을에 도전장을 냈다.
정치 멘토 DJ 유일
이 전 총리의 '정치 멘토'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계 한 의원은 "이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점찍어 발탁한 인재로, 당대변인을 맡던 시절에도 청와대를 자주 드나들며 긴밀히 소통하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현재로선 그가 특정 정치인에게 정치를 자문할 체급은 아니다"며 "지난 14일 정대철 전 의원과의 회동도 자문하려던 차원은 아니다. 현재 많은 걸 스스로 결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와 함께 최근까지 총리실에 몸담았던 남평오 민정실장, 노창훈 정무지원과장, 양재원 정책민원팀장, 김대경 주무관 등이 현재 이 전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참모로 꼽힌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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