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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은도 부동산 잡기 나섰다…금리인하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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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안재용 기자, 유하은 인턴기자] [(종합)인하 소수의견 1→2명 확대에도 '매파적' 평가…경제지표·대외여건 추가 악화 전 금리인하 어려울 듯]

머니투데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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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유지했다. 경기에 대한 금통위의 인식이 개선됐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정부 경제정책 최우선순위에 오르면서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 흐름이 예상된다.

한은은 17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1.25%로 동결했다. 금리동결은 다수결로 결정됐다. 조동철, 신인석 위원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회의와 비교해 인하 소수의견이 한 명 더 늘었다.


경기바닥론 '모락모락'…"지켜보자" 관망 선택

금리동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경제지표 개선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공조 차원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는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문에서는 "국내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11월 산업활동동향과 경기선행지수 등 긍정적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2.3%), 물가(1.0%) 전망은 지난해 11월 전망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를 보는 금통위의 시각이 전보다 밝아지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수준 이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총재는 이날 "성장세 회복을 뒷받침하고 물가 상승률 둔화 압력을 완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통화정책의 무게 추를 '금융안정' 쪽으로 움직였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완화 정도에 대해서는 금융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상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종합하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되, 추가 인하는 부동산 등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며 조심스럽게 판단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경제지표나 글로벌 무역분쟁 등 대외여건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경우 추가 금리인하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전망이다.


소수의견 2명에도…추가 금리인하 전망 약화

시장도 이날 금통위 결과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2명 나왔음에도, 올해 상반기 최소한 1분기 동안에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 상승률이 낮은 데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로 금리를 내려야 했다면 지금은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 급등 같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동결 필요성이 조금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한 번 인하 의견이 다수지만 점차 동결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제지표들이 한은이 전망했던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상황을 지켜보면서 상반기 동안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 같다"며 "올해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 보다 낮아지는 시점에서 추가 금리인하 명분을 얻고, 하반기 한차례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당분간은 통화정책이 상방으로, 하방으로 가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금리를 내려도 성장률이나 물가를 올리는 효과가 없고, 결국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만 올린다"며 "물가가 확실하게 플러스로 돌아서서 목표수준(2%)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도 없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유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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