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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연초 매파로 돌변한 한은…올 한해 금리 동결하고 인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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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현 통화기조 완화적…금융안정 측면도 고려할 것”

세계파이낸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한국은행이 연초 매파적 스탠스(stance)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실물경제 회복 전망과 일부 지표 부진 완화에 방점을 찍고 기준금리를 연 1.25%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여러 리스크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화정책방향을 요약하면 경제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재 통화정책은 완화적이어서 상황을 고려해 완화정도를 조정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만이 아니라 인상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를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역대 최저로 낮아진 기준금리로 인해 부동산경기가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저금리 등 완화적 금융여건이 주택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의 통화정책기조가 완화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한편으로는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펴고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구체적으로 "현재 부동산 정책이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하고 상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한은이 현재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정도를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이냐 하는 것은, 그럴 때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상황이 호전될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매파적 스탠스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지난 11월 한은이 예상했던 경제 호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미중무역협상이 타결되고 반도체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이 전제되어야 국내경제도 활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편으로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글로벌 무역분쟁이 또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외 경기가 더 악화되고 여러 리스크가 중첩될 경우 기준금리의 인하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가가 아닌 상황에서 그것보다 조금 더 높게 운용하는 것이 맞고 기준금리를 제로(zero)까지 가는 것은 상정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를 가능한 한 인하하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어쨌든 한은의 기준금리에 대한 스탠스는 지난 연말에 비해 인하보다는 동결 또는 인상 쪽으로 가늠자를 훨씬 더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금통위의 동결 결정 와중에도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나타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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