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중동 바레인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다 귀국한 사람이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다. 이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카타르를 다녀간 사실을 나중에 실토했다. 이들 국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주로 발생하는 나라들이다. 이 환자는 병원을 전전하며 메르스를 퍼뜨렸다. 한국판 만독왕이다. 방역당국과 병원의 안이한 태도는 화를 키웠다. 방역당국은 메르스를 ‘감기에 불과한 전염병’으로 보았다. 감염자 관리에 실패했다. 국민은 전염병 공포에 떨었다. 한국에서만 30명의 환자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경제적 피해도 천문학적이었다.
이들 신종전염병의 원인은 코로나바이러스였다. 구형의 단백질이 뾰족한 왕관처럼 생겨 그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명적인 해를 입히지 않는다. 인간이 걸리는 감기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되면 살인성 폐렴을 일으킨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동남아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린다. 병원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중국에서는 5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2명이 숨졌다. 태국과 일본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사스 방역에 성공하고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것은 방역자세에 있었다. 전염병 방역에는 ‘티끌’도 ‘들보’처럼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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