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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인천공항 향수·화장품 사업권 놓고 '롯데 vs 신라'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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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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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오장환 기자 =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19.5.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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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찰에서 특이할 점은 동측 구역에 있는 DF3과 DF6을 각각 탑승동과 묶었다는 점이다. DF3과 탑승동 주류·판매 구역, DF6과 탑승동 피혁·패션 구역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구매력이 높은 동측 구역 사업권과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탑승동을 통합해 입찰 참가자들의 선택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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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조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막을 올렸다.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면세점과 향수·화장품 등 알짜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신라면세점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7일 '제4기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입찰 공고 대상 사업권은 대기업 5개, 중소·중견기업 3개 등 총 8개다.

대기업 몫은 제1터미널(T1) 서측 구역 DF2(향수·화장품) 1개, DF3와 DF4(주류·담배) 2개, 동측 DF6와 서측 DF7(패션·잡화) 2개 등 5개 사업권이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된 사업자는 현 사업권이 만료되는 내년 8월부터 10년 간 해당 구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알짜매장 향수·화장품 두고 롯데 vs 신라 '눈치싸움'

이번 입찰의 주인공은 롯데와 신라다. 우선 2018년 이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입지가 줄어든 롯데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18년 2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여행객이 급감하자 기존 T1에서 운영하던 면세점 3개 구역(DF1·DF5·DF8(탑승동, 전품목))에서 철수하고 현재 DF3만 운영 중이다. 공항 내 점유율은 42%에서 39%로 떨어졌다.

특히 알짜 사업권인 DF2에 관심이 집중된다. DF2에서 판매하는 향수·화장품은 공항면세점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 공사가 발표한 2019년 T1 면세점의 품목별 매출 점유율을 살펴보면 향수·화장품 38%, 주류·담배 28%, 패션·잡화 22%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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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대상 구역/사진=인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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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F2를 운영 중인 신라는 수성에 나선다. 인천공항 매출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서라도 지켜야 한다. 신라는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경력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첵락콥공항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 예전과 같은 치열한 임대료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 입장에서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이궁(중국인 대리구매상) 중심의 시장 구조 탓에 수익성이 낮아진 신라 역시 마찬가지다. 공항면세점은 상징성은 크지만 적자사업이라는 인식이 있다.


화장품 독점 기회 신세계·후발주자 현대백화점 '신중'



신세계디에프는 이번 면세사업권 입찰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번 입찰로 T1 향수·화장품 사업권 독점 기회를 얻었지만, 추가 임대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T1에서 DF1(향수·화장품)과 DF5(부티크)를 운영 중이다. 이번 입찰에서 DF2를 낙찰받게 되면 DF1과 DF5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23년 7월까지 T1 향수·화장품 사업권은 신세계가 독점하게 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가 DF2 입찰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낙찰은 다른 차원의 얘기"라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면세시장 독과점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가 신세계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입찰 관련 내용을 검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그러나 현대를 둘러싼 현 상황을 봤을 때 적극적인 참여는 어렵다.

1호점인 무역센터점의 수익성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2호점인 동대문 두타몰점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으로선 당장 두타몰 오픈과 안착이 중요한 상황에서 인천공항 면세점까지 운영할 경우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롯데와 신라의 맞대결이 이번 입찰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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