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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음악 프로듀서 1730만 폭풍조회…인기 유튜버 뺨치는 ‘틱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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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A 신제품 홍보를 위해 올해 1월 10일부터 17일까지 ‘#DanceAwesome 챌린지’를 선보였다. 제품 출시 예정인 영국·독일·프랑스·인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7개국을 겨냥해 기획했다.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 댄스를 접목해 만든 영상은 공개 80시간 만에 조회 수 42억회를 넘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파괴력을 보인 SNS 플랫폼은 다름 아닌 틱톡(Tik-Tok)이었다.

매경이코노미

▶틱톡이 ‘요즘 대세’라고?

▷‘짧은 콘텐츠’ ‘파급력’에서 발군

틱톡은 쇼트폼(short-form) 형식 영상을 제작·공유하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이다. 미국에서는 유튜브를 제치고 2018년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다운로드 수 1위를 거머쥘 정도로 인기다. 국내에서도 성장세는 뚜렷하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틱톡 사용자 수는 340만명에 달했다. 넷플릭스(321만명)보다 많다.

틱톡이 뜨는 이유는 뭘까. ‘결합’ ‘짧음’ ‘글로벌’ 3가지로 요약된다. 틱톡은 영상 편집 기능과 소비가 결합된 앱이다. 영상 생산부터 소비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별도로 편집된 영상을 올리는 번거로움 없이 회원이 촬영한 영상으로 사람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콘텐츠 길이가 짧다는 것도 이점이다. 길이 제한이 없는 유튜브와 달리 틱톡은 15초에서 1분 내 짧은 영상만 제공한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Z세대에게 딱이다.

글로벌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다. 글로벌 사용자가 10억명이 넘고 중국에서는 하루에 2억5000만명이 틱톡에 접속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사용량을 자랑한다. 그 덕에 어렵지 않게 해외 유저에게 노출될 수 있다. 일례로 아이돌 그룹 BTS는 틱톡에 입성한 지 3시간 만에 폴로어 100만명을 달성했다. 2019년 틱톡 앱 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해시태그 ‘#추천’이 붙은 영상도 2019년 12월 31일 기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02억회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틱톡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상호작용’을 꼽았다. 서희정 숙명여대 미디어학과 박사는 “틱톡은 다른 SNS와 달리 플랫폼이 시청자들에게 활동을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사용자가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하니 반응이 폭발적이다. 기존에 없던 재미를 제공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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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토커(TikToker) 이제 대세로

▷틱톡으로 옮겨온 크리에이터도 급증

틱톡 크리에이터는 ‘틱토커’라 불린다. 플랫폼이 성장할수록 크리에이터 채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스타로 뜬 사례도 부지기수다.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20대를 공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틱톡을 이용했다. 자신이 부른 노래 ‘Old Town Road’를 업로드했는데 2018년 12월 말 빌보드 차트 HOT 100에 진입한 뒤 1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틱톡이 만들어낸 스타가 빌보드를 점령한 셈이다.

국내도 틱톡을 활용한 마케팅 성공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리랑TV가 틱톡과 협업한 ‘#arirangVdance 챌린지’는 누적 조회 수 400만회·참여자 수 1만명을 넘겼다. 농심은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이벤트를 통해 열흘 만에 영상 3만개 등록을 이끌어내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개인 계정으로 성공한 사례도 적잖다. 시골 미용사가 글로벌 디자이너로 대접받는가 하면 캐릭터 크리에이터가 틱톡 덕에 해외 진출을 노릴 정도가 됐다. 국내 틱토커 성공 사례 3인방을 소개해본다.

1. 동네 미용사에서 한류 중심으로

▶증평 대표 글로벌 스타 ‘호진쌤’

여성이 자기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 사진을 디자이너에게 보여준다. 사진을 본 디자이너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알겠다는 듯이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한다. 노래에 맞춰 가위질을 하고 바리캉으로 머리를 민다. 미용이 끝나면 고객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걸어 나간다. 언뜻 보면 흔한 미용사 브이로그 같은 평범한 영상. 하지만 영상 주인공이 틱토커 ‘호진쌤’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틱토커 ‘호진쌤’이 직접 여성 투블록 스타일을 연출한 이 동영상은 틱톡 조회 수 11만회를 넘기며 대박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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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토커 ‘호진쌤’은 틱톡 영상을 통해 한류 헤어디자이너로 거듭났다. <호진쌤 제공>


‘호진쌤’은 미용, 특히 헤어스타일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틱토커다. 틱톡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부터 영상을 올리기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히 영상을 올린다. 그 결과 폴로어만 약 25만4500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600여개가 넘는 업로드 영상과 누적 좋아요 수 230만개를 기록한 ‘스타’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호진쌤’의 본명은 박호진(28), 놀랍게도 수도권이나 서울에서 활동하는 스타 헤어디자이너가 아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충북 증평이다. 시골에서 일하지만 영향력은 대륙을 넘나든다. 틱톡 채널을 본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박 디자이너에게 스타일링 받기 위해 직접 증평까지 오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베트남 고객들은 매월 꾸준히 방문한다. 증평이 낳은 ‘한류 헤어디자이너’인 셈이다. 국내 고객도 뒤처지지 않는다. 틱톡에서 ‘호진쌤’ 채널을 지켜봤던 10~20대 초반 고객들이 마음먹고 헤어스타일을 바꿀 때 박 디자이너를 찾아온단다. 박 디자이너는 틱톡이 가진 장점으로 ‘반응성·생동감’을 꼽았다.

“틱톡은 영상을 세로로 재생하기 때문에 보기가 쉬워요. 길이도 짧은 편이라 궁금증을 유발하죠. 사람들이 쉽게 기억하고 영상에 반응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반응이 좋으니 폴로어가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고 영업 인지도를 쉽게 올릴 수 있었어요. 또 영상 위주다 보니 사진이 대부분인 페이스북·인스타그램보다 미용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앞으로 그는 미용과 춤을 결합하거나 끼를 보여주는 영상, 미용에 사용되는 기술을 설명하는 영상을 많이 올릴 예정이라고. 후발주자 틱토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틱톡을 처음에 시작하면 정말 아무 반응이 없어요. 그 단계에서 좌절하면 안 됩니다. 꾸준히 소통하고 자신이 가진 콘텐츠의 특별함은 부각하되 버려야 할 부분은 과감히 버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2. 말랑한 대사 없는 캐릭터로 ‘대박’

▶‘도우도우’ 이효원 프로듀서

동글동글하고 짧은 몸. 단순해 보이는 캐릭터 ‘도우도우’는 덜 익은 찹쌀도넛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도우도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작고 하얀 ‘모우모우’는 남은 ‘반려’ 반죽이라는 설정이다.

‘다이어트’ 에피소드에서 도우도우와 모우모우는 깜찍해 보이는 외모와는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모우모우가 체중계 위에 올라가자 도우도우는 짓궂게 몰래 체중계에 발을 올린다. 늘어난 몸무게에 놀란 모우모우는 체중을 감량한다. 하지만 도우도우는 또다시 장난을 친다. 체중계에서 내려온 모우모우의 세상 다 잃은 것 같은 표정이 포인트다. 틱톡 채널 ‘도우도우(Dow-Dow)’에 올라온 이 영상은 조회 수 1400만회를 기록했다. 약 1만1000회 공유됐고 댓글은 1만개가 달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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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없는 애니메이션 ‘도우도우’는 글로벌 팬이 더 많다. 이효원 도우도우 프로듀서(위)와 틱톡 계정 도우도우 스크린 캡처(아래). <이효원 프로듀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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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원 ‘도우도우’ 프로듀서(35)는 “귀여운 캐릭터와 반전 있는 결말이 ‘도우도우’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틱톡 채널 ‘도우도우’는 2018년 10월에 처음으로 틱톡에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활동한 기간은 15개월 남짓이지만 조회 수 1400만회를 기록한 영상이 나올 만큼 대박을 쳤다. 틱톡 채널 ‘도우도우’ 영상 한 편은 20초에서 40초 정도다. 대사 없는(non-verbal) 콘텐츠인 만큼 전 연령대와 전 세계인이 타깃이다.

이 프로듀서는 “틱토커도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다만 유튜브는 전문적인 면이 부각된다면 틱톡은 좀 더 장벽이 낮다고 생각한다. 영상 자체도 짧은 편이고 앱 내에 편집 기능과 영상 특수효과 등이 잘돼 있어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틱토커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듀서도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썼다. 도우도우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기획했다고.

“틱톡에서 직접 제안이 왔어요. 틱톡이라는 이름과 포맷은 낯설었지만 유저 다양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 10만명, 인스타그램에서 약 4만명의 폴로어를 확보한 후 틱톡에 진출했는데 5개월 만에 100만 폴로어를 모았습니다. 즉각적인 번역 시스템과 강한 글로벌 파급력 덕분인 것 같습니다.”

3. 일상 소품이 음악의 ‘신세계’로

▶‘Lv.01 Napkins’ 정재민 프로듀서

직접 문을 두드려 내는 쿵쿵 소리, ‘끼익’거리는 문소리가 절묘하게 음악과 어우러진다. 정재민 Lv.01 Napkins(이하 넵킨스) 프로듀서(35)가 틱톡에 올린 영상이다. 일명 ‘문 배드가이 커버 영상’은 무려 173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커버 영상이란 원곡을 다른 사람이 연주하거나 가창한 영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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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소리, 영화의 한 장면에서 나온 소리를 리믹스해 만든 음악 영상이 ‘Lv.01 Napkins’의 장기다. 사진은 정재민 Lv.01 Napkins 프로듀서(우)와 틱톡 계정 Lv.01 Napkins 스크린 캡처(좌). <정재민 프로듀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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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프로듀서는 “ ‘문’을 이용해 제작한 해외 가수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가이’ 커버 영상과 ‘해리포터’ 영화로 만든 ‘배드가이’ 커버 영상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생활 속의 소리 외에도 그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영화 장면을 활용한 영상이다. ‘어벤져스’의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가 친구인 해리를 부르는 목소리 등을 리믹스해 종전에 알고 있던 노래로 재탄생시켰다. 넵킨스의 ‘해리포터 배드가이 커버 영상’은 조회 수 1590만회를 기록했다.

더불어 정 프로듀서는 틱톡은 ‘일상 공유’에도 제격이라 치켜세웠다.

“유튜브가 기획 콘텐츠로 채워진 넷플릭스 같은 공간이 됐다면 틱톡은 SNS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봐요. SNS의 기본 기능은 삶의 공유죠.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재미를 보여주는 것도 틱토커의 매력이에요.”

정 프로듀서는 틱톡의 또 다른 장점으로 세로 화면과 자유로운 음악 사용을 꼽았다. 세로 화면은 오래 시청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짧은 영상은 시청자에게 더 자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음악 사용 자유도가 타 SNS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도 사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준다. 틱톡은 피드를 내리면 이미 영상이 재생되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섬네일로 먼저 눈에 띄어야 하는’ 수고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틱톡은 사진과 영상의 경계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틱토커가 된다면 부담감 없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박수호·반진욱·박지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43·설합본호 (2020.1.23~2020.2.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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