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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브룩스 前사령관 "북미협상 실패? 동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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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인터뷰 "2017년에 전쟁 위기…미국인 대피 검토"

"김정은, 美에 '압력' 의도…언동에 과민반응해선 안 돼"

뉴스1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2019.10.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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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 비핵화 협상이 실패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19일 보도된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2017년 당시 북한의 벼랑끝 외교와 달리 북미 당국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존재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화의 길을 닫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 2017년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시험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 거주하는 미국인 수십만명을 대피시키는 계획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실제로 한일 양국의 미국인들을 대피시킬 경우 오히려 북한 측에서 "미국이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게 브룩스 전 사령관의 설명이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7년 가을 북한 정세가 긴박했다. 2018년 초까지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미군 3만4000명이 동원됐고, 한국군 62명이 함께 즉응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면서 "우린 당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나 단독공격이 실제 필요한지 여부와는 별개로 모든 군사행동 옵션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워싱턴에선 여러 정부 당국자와 상원의원, 전직 장교들이 '(북한과) 전쟁을 시작한다면 미군은 미국시민들을 대피시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이 오해하지 않도록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등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당시 한미훈련을 2018년 2월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 뒤로 미루면서 "북미대화의 문도 열리게 됐다"고 부연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당시 각국 대사들에게도 "(북한 문제의) 현실과 심각성을 과소평가 해선 안 되지만, 우리 목적은 전쟁이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각을 바꿔 외교적 노선을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고 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김 위원장이 작년 말 주재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선 "반드시 그런 시험을 재개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걸 택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북미대화를 진행하는 데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김정은의 목적은 도시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공격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 일으켜 미국과의 관계를 압박하는 데 있다"면서 "김정은이 도시의 전면 파괴를 위해 무기를 쓴다면 그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향후 북미관계 전망과 관련해선 "북미 정치지도자들이 서로에 대한 경의를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정은의 언동에 과민반응해선 안 된다"면서 "북미실무협의가 진전되도록 북한에 올바른 압력을 가하는 게 필요하다. 지금은 군사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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