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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피고인' 트럼프, '검사' 하원에 맞서 상원에 답변서 냈다…탄핵 공방전 본격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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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주말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도착하고 있다. 탄핵 심판을 의식한 듯 사진기자들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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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18일(현지시간) 공방전 국면으로 본격 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이 이날 상원에 6쪽 분량의 답변서를 보내면서다. 탄핵 소추 결의를 지난주 상원에 보낸 하원도 같은 날 의견서를 보냈다. 탄핵 심판에서 상원은 재판장과 배심원, 하원은 검사, 트럼프 대통령은 피고인의 입장이다.

상원이 탄핵을 가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상원 의석수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으로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이다. 탄핵은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부터 펼쳐질 구두 변론에서 강력한 한 방이 나올 경우 탄핵까지는 못 가더라도 내상을 크게 입힐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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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마린원 전용헬기가 상원을 지나고 있다. 상원은 21일(현지시간) 탄핵안 구두 변론을 시작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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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급 법률인을 대거 투입한 변호인단을 꾸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스캔들로 탄핵 심판을 당했을 당시 특별검사였던 케네스 스타를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의 변호인단은 답변서에서 “하원의 탄핵 소추는 미국 국민이 대통령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공격하는 것이며, 2016년의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뻔뻔하고 불법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소추는 헌법적으로도 완전히 무효”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거나 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제기하지 못했다”고도 주장하며 탄핵안 기각을 요청했다.

탄핵 소추를 촉발한 건 우크라이나 사태다.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대선의 주요 라이벌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바이든의 아들이 근무했던 우크라이나 회사와 관련한 조사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시했다는 것. 지난해 7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요청을 하면서 불응할 경우 군사 원조를 끊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 스캔들의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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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9월25일 탄핵을 촉발한 통화 당사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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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법률팀은 답변서에서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떤 압력도 느끼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우크라이나 회사의) 부패를 조사하라는 언급이었다”고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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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여성들이 벌인 "배신자 트럼프를 없애라"는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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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7일(현지시간) "우리는 당신을 지지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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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론은 둘로 쪼개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혀온 뉴욕타임스(NYT)ㆍCNN 등은 답변서 내용을 깎아내리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답변서는 탄핵의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선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의 변호인을 자처하는 폭스뉴스는 같은 날 “(트럼프의) 법률팀이 전력 변호에 나섰다”며 “민주당의 탄핵 소추는 헌법에도 위배된다”고 보도했다.

공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구두 변론은 21일 상원이 자리한 워싱턴 캐피톨 힐에서 열린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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