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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국 유통업계 도약시킨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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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다.

그는 탁월한 사업 수완과 동물적인 감각, 남다른 성실성과 완벽주의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단적이면서도 폐쇄적인 지배구조 등에 대한 비판도 있다.

신 명예회장은 제조업 위주였던 한국 산업계에서 일찌감치 서비스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는 롯데쇼핑을 통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국의 유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또한, 관광산업이 주목받지 못하던 1970년대부터 호텔롯데를 세우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건립했다. 잠실에 세워진 제2롯데월드 역시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모국에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한국의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도 신 명예회장이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 중 하나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일본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호남석유화학 등을 잇달아 창업하거나 인수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2000만 달러의 사재를 출자하고 5억 달러의 외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격호 명예회장에게는 '황제 경영'이라는 꼬리표도 있다.

그는 2015년 7월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요 임직원 10여 명을 갑자기 불러 모아 손가락으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롯데그룹에서 신 명예회장의 구두 지시로 인사나 경영상의 주요 결정이 좌지우지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함께 극히 일부 지분만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한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기업지배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낮은 지분으로도 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신 명예회장은 계열사 상장을 극도로 꺼리고 소유와 경영을 하나로 생각하는 사업가였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이 추진될 당시 그는 "왜 회사를 남에게 파느냐"고 못마땅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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