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숨 못쉬는 지구촌…"경유차 퇴출" "미세먼지稅 도입" 목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미세먼지로 골치를 앓고 있다. 겨울마다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태국과 인도는 경유차와 대형 화물차 운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도 경유차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태국과 인도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공기정화탑 설치도 검토 중이다.

최근 대기오염이 다시 악화된 태국에서는 대형 경유 트럭에 대해 방콕 도심 운행을 격일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태국 국립 유해먼지오염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경유를 쓰는 대형 화물차 운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가 17일 밝혔다. 위원회에서는 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해지는 겨울에 대형 경유 트럭 운행을 짝수일에만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형 화물차 운행 금지 구역을 일부 방콕 외곽 순환도로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자뚜뽄 부룻팟 태국 천연환경자원부 사무차관은 위원회가 제시한 안이 내각에 제출될 예정이며 통과하는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태국은 대기오염 주 원인이 대형 경유 트럭이라고 판단해 격일제 조치를 검토 중이다. 태국 경찰이 16일 돈므앙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실시한 배기가스 단속 결과 경유 트럭 25대 중 12대가 안전 기준을 넘어서는 오염 물질을 내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세(稅)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수찻위 수완사왓 태국 기술인협의회 회장은 건축 현장 등에서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을 줄이면 세제 혜택을 주고, 반대로 미세먼지를 내뿜으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인도 뉴델리도 겨울마다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자 대법원이 정부에 공기정화탑 설치를 서두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인도에서는 대법원 명령이 국회에서 제정한 법과 동등할 정도로 효력을 갖고 있어 중요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으면 사법부가 직접 명령권을 발동하곤 한다.

인도 대법원은 15일 연방정부와 델리주정부에 "뉴델리 시내 코노트플레이스와 아난드 비하르에 3개월 내로 공기정화탑을 설치하라"고 명령했다고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가 16일 전했다. 뉴델리에서는 겨울마다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후 논밭을 태우는 데다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소각로를 사용해 대기질이 크게 나빠진다. 지난해 11월 초에는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0㎍/㎥를 넘나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PM2.5 농도 안전 기준은 25㎍/㎥다.

공기정화탑은 설치된 장소 주변만 정화할 뿐이어서 근본적인 도시 스모그 방지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당장 공기정화탑이라도 설치해 대기오염에 대처해야 한다는 대중적 요청이 더 크다. 태국도 최근 수도 방콕에 대형 공기정화탑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산시성 시안, 베이징 등에 이미 공기정화탑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베이징에 설치된 공기정화탑은 대기 중 PM2.5와 PM10(지름 10㎛ 이하 미세먼지) 입자를 최소 75% 걸러낼 수 있고 360도 전방위 정화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로마도 최근 대기오염 피해가 심각해지자 지난 14일 하루 동안 모든 경유 차량 운행을 작년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금지시켰다. 밀라노, 피렌체 등 주요 도시들도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으나 모든 경유 차량에 대해 운행을 제한한 곳은 로마가 유일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마시 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밤 8시 30분까지 시내 일부 구간에 대해 유럽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가장 낮은 유로0과 유로1이 적용된 경유 차량 운행을 제한했다. 유로3부터 가장 최신인 유로6 차량은 출근 시간(오전 7시 30분∼10시 30분)과 퇴근 시간(오후 4시 30분∼8시 30분)에 운행이 제한됐다. 사실상 이날 하루 모든 경유 차량에 대해 운행을 통제한 셈이다. 시 당국은 이번 조치로 경유 차량 100만대가 통행에 제한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로마는 올해 들어 열흘 넘게 최악의 대기오염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PM10 수치가 기준치(50㎍/㎥)를 초과하는 날이 반복되고 있으며, 대기오염 물질을 함유한 짙은 스모그 현상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