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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페북·인스타 제친 네이버밴드…2030도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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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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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새해를 맞아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오전 5시 일어나기'를 인증하는 네이버 밴드에 가입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간단한 사진과 글로 '기상 인증'을 하고, 아침 운동·명상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면서 2주일 넘게 결심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씨는 "회원들과 친분을 쌓았는데 인증에 몇 차례 빠지면 탈퇴 처리되기 때문에 열심히 실천하게 된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정 모씨는 지난달부터 공무원시험 준비를 위해 하루 공부시간 6시간을 채우는 강제 인증 밴드에 가입했다. '공시생'끼리 모여 마음을 다잡고, 시험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등 유익한 점이 많아 한 달 넘게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6시간 이상 공부한 인증이 올라올 때면 승부욕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가 조용히 이용자를 늘리면서 국내 SNS 시장 1위(이용자 기준)를 지키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제친 것이다. 특히 작년 7월 이후 '목표 달성 인증' 소모임을 장려한 뒤 기존 40·50대 이용자가 아닌 20·30대 유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소모임 종류는 다이어트, 1만보 걷기, 하루 30분 자전거 타기 등 건강부터 각종 시험 준비, 새벽 기상 등까지 다양하다. 밴드는 개인이 페이지를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동호회나 취미 등 다양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모임 공간'을 제공한다. 이 같은 '그룹형 SNS' 특성 덕분에 온라인으로 소통·인증하며 자기 계발을 하려는 젊은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19일 인터넷 트래픽 측정 회사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 밴드는 지난해 12월 모바일 순이용자 기준 1948만명을 기록하며 단일 서비스로는 국내 SNS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와 iOS 이용자를 모두 더한 수치다. 2위는 1523만명을 기록한 인스타그램, 3위는 1388만명인 페이스북이 차지했다. 밴드는 지난해 5월 순이용자가 1822만명이었으나 7개월 만에 126만명이 늘며 이용자 증가 폭도 가장 컸다. 국내 SNS 시장은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등 한국 서비스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밴드는 오히려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성장에 '인증 밴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작심삼일 탈출 프로젝트: 30일 동안 밴드로 목표 달성하기'를 약 한 달간 실시했다. 그 결과 사용자 2만7000여 명이 참여하며 인증 트렌드에 맞는 그룹형 SNS로서 밴드의 인기를 실감했다. 이를 반영해 지난달에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전용 기능도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밴드 내에서 구체적인 목표 달성 기간과 참여 멤버 수를 선택해 '미션'을 만들 수 있다.

실제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밴드 이용자의 연령별 비중은 10~30대가 35%, 40·50대가 54%, 60대 이상이 11%다. 반면 목표 달성 밴드에 참여한 이용자의 10~30대 비중은 47%로 높아진다. 40·50대는 40%, 60대 이상은 13%다. 주요 연령대보다 젊은 이용자들이 밴드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소모임형 관계를 맺는 것을 선호하고,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 성향이 서비스 이용 행태에 반영돼 SNS에서도 자기 계발 과정을 공유하는 인증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미 네이버 책임리더는 "밴드는 지인 기반 모임부터 관심사 기반 모임까지 사용자들 활동 패턴에 따라 서비스를 진화시켜 왔다"면서 "멤버들과 실천 내용을 인증하는 '목표 달성 밴드', 모임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멤버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방송',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구독형 플랫폼 '페이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도 계속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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