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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울아빠 평생 일군 공장인데 경매 넘어갔다”…낙찰가도 감정가 절반 아래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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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공장·제조업소 경매 총 709건
전년 동기比 43.2% 급증
주인 찾는 물건은 고작 3건 중 1건
줄어든 평균 응찰자 수 영향


매일경제

경기도의 한 공장 밀집지역.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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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온 공장이 속출하고 있다. 제조업 침체에 지속된 고금리로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탓이다.

경매로 나와도 공장을 찾는 수요가 줄면서 매물 3건 중 2건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30일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전국에서 진행된 공장·제조업소 경매는 총 709건으로 전년 동기(495건) 대비 43.2% 급증했다.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21년(928건)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공장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해 초(지난해 1분기 495건→2분기 589건→3분기 538건→4분기 666건)부터 증가하는 추세다.

경매로 내몰리는 공장은 늘고 있지만,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응찰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경매에 나온 공장 매물 중 낙찰된 물건은 총 233건으로 낙찰률은 32.9%에 그쳤다. 작년 1분기(34.7%)보다도 1.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2022년 1분기 3.76명이었던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해 1분기 2.84명, 올해 1분기 2.58명으로 줄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작년 1분기 78.2%에서 지난 1분기 70.5%로 7.7%포인트 내려갔다.

최근 아파트 경매시장에는 응찰자가 몰리면서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가 200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낙찰가율이 오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례로 충북 음성의 한 화장품 공장은 감정가 21억2000만원에 처음 경매에 나왔지만, 8차례나 유찰된 끝에 지난 3월 겨우 주인을 찾았다. 유찰을 거듭하면서 낙찰가는 감정가의 34.54%인 7억32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팔린 것이다.

전남 장흥의 한 건강기능식품 공장은 5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달 감정가(23억806만원)의 33.7%인 7억7866만8000원에 팔렸고, 울산에 있는 한 선박 부품 공장은 지난 2월 감정가(33억8264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6억6900만원에 매각됐다.

부동산 경매 업계는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공장 경매 시장에는 한동안 침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지속된 고금리로 차입금을 갚지 못하는 사업주가 늘면서 공장 경매는 늘고 있지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아 이를 받아 줄 수요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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