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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사람 많이 오나"…가슴 벅차하던 신격호 회장님 모습, 아직도 선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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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기 전 롯데월드 대표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회장의 보국 사업"

"완공된 타워 찾아 어찌나 좋아하시던지…감개무량해하던 모습 떠올라"

뉴스1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1949년 일본에서 제과업체인 롯데를 설립한 롯데그룹 창업주다. 이후 유통·물류·식음료·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1966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일 롯데를 경영하다 2015년 노환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사진은 젊은 시절의 신 명예회장. 2020.1.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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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님이 참 감개무량해 하셨어요.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박동기 전 롯데월드 대표이사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모습이다.

그는 19일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침통한 목소리로 "신 명예회장은 한국의 유통·관광 사업을 만든 분"이라고 말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박 전 대표의 목소리를 가늘게 떨렸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4시29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특히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명예 회장의 숙원 사원이었다. 신 명예회장은 30여년 전인 1987년 타워 건설 계획을 제시했다. "잠실에 세계 최고 높이 빌딩을 짓겠다"는 것이었다. 신 회장은 "세계 최고의 무엇이 있어야 외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초고층 건물 사업은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이 투입되는 데다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다. 당연히 주위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신 명예회장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그의 꿈과 고집은 현실화했다.

지난 2017년 5월 신 회장은 지난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여사와 함께 완공된 롯데월드타워 스카이 전망대를 찾았다. 타워는 123층·높이 555m의 건물이었다. 신 명예회장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스키이 전망대 창 너머로 수려하게 펼쳐지는 서울의 전경을 한동안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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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전망대를 관람하고 있다. 오른쪽 옆에 박동기 당시 롯데월드 대표가 신 명예회장을 안내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2017.5.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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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기 전 대표가 당시 신 명예회장을 안내했다. 박 전 대표는 바로 엊그제 일처럼 그날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신 명예 회장님이 사람은 많이 오냐, 관광객은 얼마나 되냐 계속 물어보셨습니다. 당신께서 그토록 원하던 꿈을 이루셨으니 얼마나 가슴 벅차겠습니까. 그때도 몸은 불편하셨는데, 그분에게서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애정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을 방문한 국빈이 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프레데릭 크리스티안 덴마크 왕세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아스트리드 벨기에 공주, 케르스티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 등이 이곳을 방문해 이른바 '인생샷(오래 기념할 만한 사진)'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신 명예회장이 아니었다면 롯데월드타워는 건설될 수 없었다"고 단언했다. 100층 이상 건물에는 기존 건물보다 투자비가 3배 이상 투입되는데 신 명예회장의 뜻이 아니었다면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표는 "외국 정상들은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할 때마다 감탄사를 터트렸다"며 "롯데월드타워는 보국(輔國) 차원에서 회장님이 추진한 사업이고 우리는 그 결실을 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신 명예회장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회장님이 한국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는지도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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