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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대한민국의 마크롱 꿈꾸는 안철수, 신당 창당 독자노선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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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입국일성 "실용적 중도정치 정당 창당…어렵고 힘든길 갈 것"

佛마크롱 대통령과 동일시…"진영논리 안 바뀌면 내일 없다"

뉴스1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1년 4개월여만에 귀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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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김정률 기자 = 1년 4개월 만에 정치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입국 일성으로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을 통한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선언으로, 안 전 대표가 대한민국의 '마크롱'이 되기 위한 여정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7년 전 저를 불러준 국민 바람 가슴에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실용적 중도정치를 위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일단 여러분들을 만나 뵙고 상의를 드리려 한다.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제 목적은 이번 국회에 실용적이고 중도적이어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국회를 채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 발언의 맥락상 그동안 거론된 많은 선택지 중 '제3지대' 구축을 위한 독자적 행보를 선택한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최근 들어 안 전 대표가 독자행보에 나설 것이란 조짐이 다수 포착됐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일단 들어온 후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신간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전문(前文)을 통해 우리 사회를 프랑스 정치 상황에 빗대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면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직접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은행가 출신으로 전 정부에서 경제 장관을 지냈으나, 자신이 몸담은 당(사회당)의 좌경화에 반대해 독자 세력인 '앙마르슈'를 발족하며 대선에 출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3지대를 선언, 재정지출 삭감과 법인세 인하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를 두고 안 전 대표는 "기존의 두 거대 정당이 문제를 풀 것이라는 희망을 접은 프랑스 국민들은 새로운 미래를 고민했고, 마크롱이 주축이 된 실용적 중도 정당을 선택했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자신을 동일시하는듯한 언급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 기저에는 현 정권에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크롱이 주축이 된 실용적 중도 정당이 등장한 배경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정부·여당은 진영논리와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하고, 그 반대편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려는 야당들도 (변해야 한다)"며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전 대표가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비례대표 출신 초선 의원들 6명과 함께 독자적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입국 직후인 만큼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후 향후 행보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대표의 향후 선택지는 Δ자신이 창당을 주도한 바른미래당으로 일단 들어온 후 제3지대 연대 차원의 신당 창당 Δ바른미래당에서 탈당 후 신당 창당 및 독자 총선 완주 등으로 예상된다.

극렬한 여야 대치 끝에 통과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안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부담을 다소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당제'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선거법 도입으로 작은 정당이 예전보다 비례대표 의원을 쉽게 배출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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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1년 4개월여만에 귀국, 지지자들과 빠져나가고 있다. 2020.1.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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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가 복귀한다 해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안 전 대표가 처음 정치에 나섰을 당시에는 조직이 없어도 '신선함'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었는데, 현재 상황은 '안철수 바람'이 불 때와 같지 않다는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중도정치 얘기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봤을 때 과거 안 전 대표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호남 지역 기반이 있어서였다. 지금은 호남지역 기반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진영이 나누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중도가 들어가기 힘들고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할 시간도 없다"며 "안 전 대표가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하지만, 연대 없이 강한 세력을 구축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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