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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라임 펀드 63%가 개방형… “환매중단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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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장기상품에 투자 하는데도 / 언제든 투자금 찾을수있게 운영 / 업계 “무리한 상품구조… 이례적”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자금의 60% 이상이 만기 전에도 투자금을 돌려주는 개방형인 것으로 나타나 무리한 상품 구조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체 사모펀드 자금의 40% 정도가 개방형인 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가 주로 장기투자상품에 투자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처럼 높은 개방형 비중은 이례적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세계일보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설정액 4조3516억원 중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자금은 63.1%인 2조7459억원이다. 나머지 1조6057억원(36.9%)은 만기 이후에야 돈을 찾을 수 있는 폐쇄형이다.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 412조4090억원 중 개방형이 43.3%(178조4007억원)인 것과 대비된다.

특히 라임자산운용의 주력인 혼합자산펀드는 개방형이 64.6%나 됐다. 이 회사의 혼합자산펀드에는 작년 10월 환매가 중단된 상태인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 3개 모(母)펀드가 포함돼 있다. 환매 중단 규모는 1조5587억원이다.

부동산·특별자산·혼합자산펀드 등의 대체투자펀드는 주로 폐쇄형으로 운용된다. 부동산, 선박, 항공기, 지식재산권 같은 실물자산에 많이 투자해 유동성이 작기 때문이다.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현금화가 쉬운 개방형 펀드와 특성이 다르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은 유동성이 작은 자산에 주로 투자하면서 언제든 투자금을 찾을 수 있는 구조로 펀드를 운용했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모펀드 ‘플루토 FI D-1호’는 국내 사모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사모채권은 채권 만기가 있어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테티스 2호’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국내 메자닌, ‘플루토 TF 1호’는 해외 무역금융 관련 자산에 주로 들어갔다. CB·BW 등 메자닌 상품도 유동화가 쉽지 않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 수요에 맞춰 무리한 상품 구조를 짜 유동성 부족 사태가 초래된 것으로 본다. 투자자들이 언제든 돈을 찾을 수 있는 상품을 좋아하다 보니, 장기 투자물을 개방형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그릇에 담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돈이 쉽게 들어오니까 중간에 나가겠다는 투자자도 챙겨줄 수 있어 개방형 형태로 돈을 계속 끌어모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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