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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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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현의 술익는 여행] 90년 전통의 맛집이 탁주를 빚기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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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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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주'는 노포 '역전회관'에서 빚고 있는 수제 막걸리다. 바싹불고기로 90년이 넘도록 사랑받은 전통의 맛집이 왜 막걸리를 빚기 시작했을까.

변화는 4세들이 운영에 뛰어들면서부터 일어났다. 금속공예 디자인을 공부한 첫째, 호텔경영과 요리를 공부한 둘째 남매는 역전회관의 4세로 모두 해외에서 공부를 마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운영방법을 개선했다.

노포의 매력에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하자 손님층이 다양해졌다. 특히 2017년부터 '미쉘린가이드 빕구르망'에 등재되며 외국인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역전회관의 음식과 어울리는 전통주를 소개할 기회가 늘어났고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한다.

문제는 가격. 대중적으로 즐겨 마시는 소주, 맥주와 다르게 한참 높은 전통주의 가격으로 고객의 불만이 늘어나자 식당의 부담도 커졌다.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통주를 추천해주기 어려워졌다.

다른 주류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전통주의 가격을 이해하고, 제대로 추천하기 위해서 남매와 어머니는 전통주 공부를 시작했다. 전통주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배우고 전통주를 직접 빚어보며 느낀 가치를 손님들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양조장을 만들게 된 것이다. '역전양조장'은 현재 탁주만 생산 중이다.

"수제 막걸리를 접하며 느꼈던 '왜 이렇게 비싸?'라는 손님들의 질문을 줄이고 좀 더 쉽게 수제막걸리를 마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모녀가 내어 준 '역전주'를 마셔보았다. 상큼하고 잘 익은 자두의 향이 스쳤다. 하얀 막걸리를 한 모금 마시니, 청량감과 새콤달콤함이 한번에 느껴진다. 9도의 높은 도수에도 막걸리가 무겁지 않게 잘 넘어간다. 곧바로 역전회관의 대표 음식 '바싹불고기'에 손이 간다.

역전양조장은 전시관이기도 하다. 외국인 손님들은 양조장 앞에 테이블을 잡고 대놓고 술 빚는 장면을 구경하며 식사를 한다.

역전주는 역전회관에 방문하면 언제든 맛볼 수 있다. 단독으로 즐겨도 맛있지만 역전회관의 음식과 가장 잘 맞는 술을 만들었다고 하니 대표 음식들과 함께 즐기는 것을 권한다. 지하철 타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양조장을 찾는다면, 직접 만든 술과 음식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마포의 주막 역전회관에 들러 보는 것은 어떨까.

[천수현 애주살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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