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기자의눈] 'One Shinhan' 상징 매트릭스 체제...라임사태에 약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조은국 기자 = 재계에 ‘관리의 삼성’이 있다면 금융권엔 ‘관리의 신한’이 있었다. 하지만 이 말도 이젠 옛말이 된 듯하다. 지난해 말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신한의 이름은 빠져, 일각에선 “역시 신한”이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으로 촉발된 ‘라임 사태’에서 신한은 사기 가담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게다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라임펀드 규모가 8000억원에 달한다. 대출까지 더하면 위험에 노출된 규모는 1조원을 웃돈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우리금융보다도 2배가량 많다. 게다가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한 대상에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신한금융투자도 포함됐다. ‘관리의 신한’에서 ‘위기의 신한’으로 전락한 셈이다.

이번 위기가 신한이 그동안 추진해 온 매트릭스 체제로 인해 심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신한금융은 현재 GIB와 WM, 글로벌, GMS, 그룹 퇴직연금 사업부문 등 5개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 중이다. 이 중 GIB와 WM은 전임 회장인 한동우 전 회장이 수립한 조직이고, 나머지 글로벌과 GMS, 그룹퇴직연금 부문은 조용병 회장이 구축했다. 하지만 매트릭스 체제에 애정을 갖고 확대 개편한 인물은 조 회장이다. 그는 지주와 은행, 금투, 보험 등 여러 계열사들의 사업부문을 통합해 ‘원 신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이번 라임사태로 매트릭스 체제가 가진 약점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지주와 은행, 금투의 WM 부문이 협업해 자산관리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번 라임 사태에선 되레 계열사 간 판매 경쟁이 불거졌고, 사태가 불거진 뒤 대응에도 미흡한 모습을 드러냈다.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 WM부문장은 왕미화 지주 부사장 겸 은행 부행장, 금투 부사장이다. 지주와 두 계열사 WM조직을 한 사람이 총괄하다보니 견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데다 계열사 사이 책임전가도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엔 WM사업부문 내에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WM사업부문제가 문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일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의 야심작인 매트릭스 체제가 한국적 기업문화에서 부작용은 없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때이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