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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셀프변호' 트럼프 21일 탄핵변론 땐 "뒷좌석"…몸은 다보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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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국내이슈 '매몰', 이번에도 탄핵 반대여론전 무대 삼을 수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0.1.19 (AP Photo/Susan Walsh)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사기극'으로 몰아붙이며 탄핵 반대 여론전의 전면에 서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지만 상원의 탄핵 심리가 본격 시작되는 21일(현지시간)에는 도리없이 공개변론을 맡은 자신의 변호인들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피 말리는 순간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된다.

미 NBC방송은 19일(현지시간) '탄핵 심판이 시작되면서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탄핵 방어의 뒷좌석에 앉아있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스로를 자신의 가장 훌륭한 대변인으로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일반 대중과 함께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될 것"이라며 "그의 재임 기간 가장 중대한 순간을 맞아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공개 변론을 하는 동안 불편한 상태로 뒷좌석에 앉아있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연일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을 맹공하며 '셀프 변호'를 해왔지만 21일 탄핵 심리가 시작되면 그 주도권을 자신의 변호인단에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을 수사해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 간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와 로버트 레이 전 특검, 앨런 더쇼위츠 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등 쟁쟁한 인사들로 화려한 변호인단을 꾸렸다.

생중계를 통해 전국에 전파를 타게 될 탄핵 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트위터나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출연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대규모의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게 될 것으로 보여 큰 파급력이 예상된다.

앞서 하원의 첫 탄핵 청문회의 경우 약 1천38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변호인들의 발언 방향에 대해 사전에 '진두지휘' 한다고 하더라도 상원의 침울한 '무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나 집회, 전용 헬기 탑승 전 가졌던 일문일답 등에서 했던 것과 같은 자유분방함은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NBC방송은 내다봤다.

게다가 짱짱한 거물급들로 변호인단 진용이 갖춰지긴 했지만, 그 어느 노련한 변호사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같은 호전성과 '진실에 대한 유연성'을 구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평소 변호팀이 필요하지 않다며 스스로를 최고의 변호인으로 여겨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속이 탄 채 변론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인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 그냥 앉아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이에 더해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내내 상원 밖에서는 매일 24시간 탄핵 찬반을 놓고 양 진영의 여론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탄핵 심리가 시작되는 이날 그의 주무기인 '트윗'외에 이에 더해 탄핵 심리에 대한 '대항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기간인 오는 21∼22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이 기간 기업인들 및 세계 정상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 및 외국 카운터파트들과의 일련의 회담 개최 등을 통해 국내에서 벌어지는 '탄핵 전쟁'을 초탈해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으로 보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그러나 세계 무대를 국내의 정적들을 향한 공격 기회로 종종 활용해온 '전력'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에서도 비슷한 기회를 다수 갖게 될 수 있다고 NBC방송은 내다봤다. 여러 발언 무대를 탄핵에 대한 부당성을 거듭 역설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셀프 변론' 여론전의 공간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해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시선은 국내 현안에 떼지 못한 채 트윗이나 공개 발언 등을 통해 끊임없이 발언을 이어가며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모습을 연출하곤 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탄핵안 미 상원 이관…내주 화요일 심리 개시 (CG)
[연합뉴스TV 제공]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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