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뉴욕타임스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썼다. 사진은 2016년 대선 때 TV 토론에서 맞붙은 트럼프와 힐러리의 모습./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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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주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것은 시간 낭비다. 최근 몇 년 사이 더 심해졌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당시 경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TV 토론을 벌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5일 뉴욕타임스(NYT)에 ‘나는 트럼프, 바이든과 토론해봤다. 내가 주목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올렸다. 27일 트럼프와 토론을 앞둔 바이든에게 조언하는 형식의 글에서 그는 트럼프와는 정상적인 토론이 불가능하다며 토론회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힐러리는 “트럼프와 토론할 때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2016년 세 차례 토론에서 그는 사회자를 압도하는 방해와 모욕, 거짓말을 쏟아냈다”고 했다. 당시 8400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에서도 트럼프의 방해로 정상적인 토론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트럼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시작해 횡설수설한다”면서 “한 언론인이 트럼프에 대해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온통 엉망’이라고 말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했다. 힐러리는 트럼프가 이번 토론회에서 보여줄 모습도 예측했다. 힐러리는 “트럼프가 낙태 제한, 억만장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 제공 등 자신의 인기 없는 정책에 대해 직설적인 답변을 피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바이든이 지난 3월 연두교서에서 공화당의 야유꾼들을 상대할 때처럼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면 그의 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 정부에서 1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근로 가정의 소득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때 잔뜩 움츠러든 미국의 회복을 이끌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5월 3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3회 연례 글로벌 리더십 시상식에서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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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는 유권자들을 향해서도 세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는 (나와) 토론에서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대법관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후보의 정책뿐만 아니라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주목하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보수 성향 대법관들을 연달아 임명하며 낙태권을 보장한 종전 판결이 뒤집힌 바 있다. 이어 “2016년 트럼프는 선거 결과에 승복할지를 밝히지 않았는데 결국 (선거 불복을 위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허풍을 뚫어보고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힐러리는 “이번 선거는 혼돈과 유능함 사이의 선택”이라면서 “복수를 위해 나온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와 미국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는 대통령 사이의 선거이며 선택하기 어렵지 않다”고 했다. 현재(25일 오후 4시 기준) 이 글에는 18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활발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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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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