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신격호 명예회장
일본 교도통신은 고인과 일본의 인연을 소개하며 “10대에 혼자 일본으로 건너와 일본과 한국에서 거대 그룹을 구축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 명예회장이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등 일본 정치권과 인맥이 두터웠다고 설명했다. 노부스케 전 총리는 아베 신조 현 일본 총리의 외조부로 한일수교에 관여한 인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롯데그룹이 한일 양국에서 10조엔의 매출액을 기록한 거대 재벌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신 명예회장이 (2차 대전) 종전 후 껌 제조에 나서 롯데제과를 설립했으며 일본에서 번 돈을 고도성장기 한국에 투자해 5위 재벌로 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프로야구 구단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신문은 고인의 지인을 인용, 신 명예회장이 1960년대 제철소 건설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신 명예회장이 1968년 후지 제철(현 일본 제철)의 나가노 시게오 사장을 찾아가 기술 협력을 요청했고 나가노 사장도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철소 건설이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신 명예회장의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 때는 (한보그룹 부도로 매각이 추진되던) 한보철강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서구 언론들도 서울발 기사로 신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과 함께 그의 일대기를 자세히 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신 명예회장은 무일푼에서 시작해 부자가 된 한국의 재벌 창업자들 중 마지막 인물”이라며 “그의 죽음은 한 시대의 끝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신 명예회장을 한국의 주요 재벌기업을 설립한 기업가 가운데 마지막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외신들은 신 명예회장이 말년에 경영비리 의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신 명예회장이 건강이 악화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의례적인 역할만 맡게 됐다”면서 “자식들의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 위기가 악화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으로 한중관계가 나쁠 때 사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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