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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성차별적 경제가 불평등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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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돌봄노동에 관심을 가질 시간: 무급 저임금 가사노동과 세계적 불평등 위기’ 보고서 / "女 ‘무급 돌봄노동’ 먹고 자란 글로벌 경제 10조달러대"

점점 더 악화되는 빈부격차, 부의 불평등 문제가 ‘성차별적 경제’ 때문에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 세계 여성 10명 중 4명이 가사노동을 책임지느라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빈곤층 여성들이 무급 돌봄노동에 투입되는 시간은 매일 125억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돌봄노동 덕분에 굴러가는 글로벌 경제를 가치로 환산하면 최소 10조800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기술산업 규모의 3배 수준이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돌봄노동에 관심을 가질 시간: 무급 저임금 가사노동과 세계적 불평등 위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성차별적 경제가 불평등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성 22명이 가진 재산이 아프리카 전체 여성의 재산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를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50% 이상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아동·노인 돌보기, 요리, 청소 등 일상 가사를 포함하는 여성의 무급 돌봄 노동은 평가 절하되고 있다고 옥스팜은 꼬집었다.

옥스팜 인도 대표 아미타브 베하르는 “여성과 소녀들의 무급 돌봄노동이 경제와 기업, 사회의 바퀴를 움직이는 숨겨진 엔진”이라고 말했다.

전체 무급 돌봄 가운데 4분의 3을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돌봄노동을 하느라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여성은 42%로 집계됐다.

보육노동, 가사도우미 같은 유급 돌봄노동의 경우에도 3분의 2를 여성이 차지했는데 저임금, 불규칙한 근무, 신체·정서적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가사도우미의 절반 이상이 법률에 보장된 근로시간 제한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처럼 열악한 노동에 처한 340만명의 가사도우미가 매년 10억달러 정도를 강탈당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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