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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안나푸르나 교육봉사단, 일정 대부분이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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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로 해외 체험 연수를 떠났다가 눈사태로 충남도교육청 소속 한국인 교사 4명이 실종한 사고와 관련해 인터넷 등에서 "봉사가 아닌 국비 관광 아니냐"는 소문이 돌자 충남도교육청이 적극 진화에 나섰지만 봉사단 프로그램이 대부분 트레킹으로 짜여 있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이 20일 인터넷 등의 소문을 해명하면서 공개한 '2019학년도 교원 공무 국외 여행 일정표'를 살펴보면 1월 13~25일 프로그램 대부분은 이동·트레킹·탐방 등 관광에 할애됐고 21일만 교육활동을 하는 것으로 배정됐다. 22일·23일 일부 일정에 공부방 방문 등이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사원 탐방, 조망 등으로 보내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청 측은 애초 "일정 초반에 봉사활동을 잡았지만, 해당 학교들이 휴교해 부득이하게 트레킹 등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변경 전 일정을 보더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함께 제시한 '변경 전 일정'은 13~15일은 출국, 현지에서 이동, 페와호수 탐방, 사전 간담회 등으로 짜여 있다. 16일 하루만 교육 봉사와 교원 세미나가 진행된 뒤 17일 오전에 한 차례 교육 봉사를 하고 이때부터 21일까지 5일 동안 트레킹을 하는 계획이다. 23일·24일도 카트만두 시내 탐방, 이동 등이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트레킹 일정 아래에는 면피용으로 보이는 '고산지역 생활문화, 히말라야 자연환경 자료 수집'이라는 문구를 표기해 놓았다.

현재 포털 사이트 블로그·카페 등에서는 "전체 일정 중 봉사는 사실상 2일이고 나머지는 셰르파를 대동한 관광 트레킹" "국회의원 서유견문보다 더한 관광, 봉사를 위해 떠났다고 하는 충남교육청은 교육부 감사를 받아야 한다" 등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유태 충남도교육청 장학관은 "일본이나 유럽을 가는 것을 더 선호하지만 네팔 등으로 가면 맨바닥에서 잠을 자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며 "지난해 다녀온 봉사단 1단은 네팔 현지 학교 재건사업을 벌이며 상당한 노동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자체 후원금 7000만원까지 걷어 저개발국 학교 지원에 모범이 된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해명했다.

실종 교사 수색작업은 새로운 눈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20일(현지시간)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수색에 20일 이상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지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장 인근에는 4∼5m 높이의 눈이 쌓여 있는 데다 사고지점은 접근이 어려운 계곡이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 역시 "눈만 쏟아진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높은 지대에 쌓였던 엄청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함께 무너졌다"고 전했다. 네팔 당국은 헬기에 의한 육안 확인 작업도 여의치 않자 우리 기술을 이용한 드론을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충남도교육청 사고상황본부를 방문해 합동점검회의를 진행하며 "실종된 교원 전원이 하루빨리 구조될 수 있도록 외교부 등과 공조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성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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