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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한진과 사업협력 모색" 카카오변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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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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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지난해 말 대한항공과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대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카카오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사업 시너지 효과 확대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 회장 우호 지분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카카오 측은 한진칼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경영권 참여를 위한 목적보다는 양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항공권 구매 및 기내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사업 협력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지난달 5일 MOU를 통해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항공권을 예매하고, '카카오페이'에서 간편결제하는 방식의 연계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 측은 이어 "지난해 SK텔레콤과 사업 협력을 추진한 것과 같은 취지"라고 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휴 기업 지분을 매입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SK텔레콤과 5세대(5G)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 지분을 맞교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분 맞교환을 통해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확보했다. 당시 양사는 5G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ICT 영역에서도 중장기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카카오의 지분 매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 등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 우군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총에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찌감치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들어온 2대 주주이자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와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들이 어느 편에 설지도 불투명하다. 그만큼 조 회장 입장에선 우호 지분 확보가 절실한 셈이다. 카카오의 지분이 1%에 불과한데도 어느 편에 설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지분이 미미한 수준으로 보일 수 있지만, 표 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카카오 지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카카오의 설명대로 사업 협력 차원에서 지분을 사들인 것이라면 우호지분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지분 17.29%를 보유한 KCGI 등과 손잡게 되면 조 회장의 입지는 더 좁아진다. 여기에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반도건설(8.28%)과 국민연금(4.11%)까지 모이면 지분은 37.17%까지 늘어나게 된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KCGI 및 반도건설 측과 만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당시 반도건설과 KCGI는 "(조 전 부사장을)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반도건설은 지난해부터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8.28%까지 늘린 뒤 지난 10일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조 회장은 이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을 더해도 32.45%에 그치게 된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아직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총 전까지 경영권을 둘러싼 주요 주주 간 합종연횡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한진칼 기업가치 제고를 주장하며 조 회장을 압박해왔던 KCGI는 주총 전까지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송광섭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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