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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다보스의 경고 "기후위기, 세계경제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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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GDP 절반 이상 피해 노출
건설·농업·식음료 산업 취약"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기후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보고서에서 경고했다. 건설·농업·식음료 산업이 가장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WEF는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에 상당하는 44조달러(약 5경952조원)어치의 경제적 가치 창출활동이 "자연과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적당히 또는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 세계 대양 온도가 사상 최고,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사상 두번째를 기록하고 그 여파로 미국 캘리포니아부터 브라질 아마존 밀림, 호주 대형 산불 등 대형 자연재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산업군으로 건설, 농업, 식음료를 꼽았다. 건설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4조달러, 농업은 2조5000억달러에 이르고 식음료도 1조4000억달러 규모로 파악됐다.

이들 3개 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기후위기로 불안한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그 규모는 약 8조달러로 독일 GDP의 2배에 이른다.

보고서는 이들 산업이 삼림과 대양 자원을 직접적으로 뽑아내거나 건강한 토양, 깨끗한 물, 꽃가루 수분, 안정적 기후 등 생태계가 공급하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존은 자연이 손상돼 이 같은 서비스 공급이 어려워지면 이들 산업 역시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됨을 뜻한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이 같은 자연·생태계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전 세계 GDP의 15%인 13조달러어치에 이르고, '적당히 의존하는' 산업들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약 37%인 31조달러어치에 이른다.

자연 의존적인 산업군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규모가 가장 큰 경제는 중국, 유럽연합(EU)과 역설적이게도 미국으로 지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주장은 사기"라며 미국을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토록 한 바 있다.

WEF는 지금까지 확인된 식물과 동물 종의 약 25%가 인간의 활동으로 위협받고 있으며 수백만종은 수십년 안에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도미니크 보그레이 WEF 이사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면서 "경제적 활동에 따른 자연훼손은 더 이상 '외부효과'로 간주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보그레이 이사는 자연훼손 노출은 이제 "모든 기업에 실질적인 것으로, 우리 전체의 미래경제안보에 긴급하고 비선형적인 위험이 됐다"고 강조했다.

'결속력 있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이라는 주제로 21일부터 스위스 스키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는 WEF는 올해 포럼에서는 점증하는 기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적 식품기업인 유니레버의 최고경영자(CEO) 일런 조프는 "우리는 지금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다"면서 "재계·정부 지도자들은 이 보고서에서 도출된 내용을 행동으로 옮길 시간이 아직 있다"고 대응을 촉구했다.

조프 CEO는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COP15(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올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26차)을 통해 지구를 응급실에서 회복실로 옮기는 데 필요한 약속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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