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연·신해욱·정한아 시인이 첫 회 연재를 맡았다. 이들은 작가선언 때 “용산 철거민들의 생존권을 짓밟는 와중에 여섯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도 이명박 정부는 끝내 사죄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문학의 이름으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신 시인은 연결에 실은 ‘영향력’에서 “나는 (용산참사) 시위에 참여하는 친구를 응원하러 나가 불탄 거리를 눈으로 확인했다”며 “이런 세계에서 나의 시들이란 뭘까. 갓 나온 따끈한 시집을 책상에 올려두고 해맑게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마음이 생각난다”고 했다.
정 시인은 ‘어떡하지, 나는 작가선언보다 백수선언이 어울릴 것 같은데’에서 “우리는 그 선언으로 당시 정부가 내세운 ‘중도실용주의’를 분쇄하지 못했다. 용산참사에 대한 사과를 이끌어내지도 못했다”고 했다. 정 시인은 “우리는 뼛속부터 문학의 문학성과 시민의 정치성 사이로 찢어졌다”며 “우리가 꾹꾹 밤새 한 방울씩 쥐어짜서 모은 갈등의 즙이, 그날의 느슨한 연대가 나에게 준 진짜 선물이었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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