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석균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이 초등학생이던 아들을 아버지 문희상 국회의장(사진)의 한남동 공관으로 전입시킨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아버지의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자녀 교육을 위한 ‘아빠 찬스’를 썼다는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의 며느리 허모씨와 손자, 손녀는 2018년 7월 문 의장 취임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으로 전입했다.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문 부위원장은 의정부에 남고, 배우자와 자녀들은 세대를 분리했다.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를 다니던 문 의장의 손자 문모군은 한남초등학교로 전학했고, 올해 용산구의 한 중학교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아버지의 지역구인 의정부에서 저서 <그 집 아들>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열고 의정부갑 지역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공천 세습’ 논란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길은 걷되 아빠 찬스는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의장의 공관으로 자녀를 이주시킨 것은 ‘아빠 찬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의장 측은 ‘아빠 찬스’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 의장 측 관계자는 “석균씨가 10년가량 서초구 반포동에 살았고 손자가 의정부로 이사 가기 전에는 반포초등학교를 4학년까지 다녔기 때문에 ‘아빠 찬스’를 썼다는 것은 왜곡”이라며 “며느리가 연로하신 시부모를 모시는 것은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가중되면서 문 부위원장의 의정부갑 출마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문 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정부갑을 전략공천지역으로 확정했지만, 문 부위원장을 전략공천하면 당 안팎으로 비판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대물림 공천’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부위원장을 겨냥해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다음 임기에 바로 그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건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경우 일본과 달리 정치 권력 대물림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편”이라고 비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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