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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아산병원 응급대응팀, 365일 24시간 가동... 진단부터 응급 간이식까지 '원스톱'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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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급성간부전 응급대응팀, 체계화된 내·외과 협진시스템으로 환자 치료 질과 생존율 향상

개소 이래 다양한 원인의 간질환 환자들에게 최적의 진료 환경에서 맞춤치료 제공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박모 씨(68)는 얼마 전 간 기능이 급격히 손상돼 응급실로 실려갔다. 평소 간질환이 없던 박 씨였지만 갑작스러운 간 손상으로 혈액응고장애와 황달증상까지 보였다. 서울아산병원 급성간부전 응급대응팀은 즉시 박씨 몸 상태를 진찰했다. 간이식·간담도외과와 소화기내과 의료진이 주축이 돼 각종 응급검사와 처치를 시행했다. 신경과에서는 의식변화와 뇌부종 진행정도를 감별했다. 신속한 협의진료를 통해 박 씨에게는 응급간이식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곧바로 장기이식센터와 정신건강의학과, 중환자실 등의 협조를 받아 지체 없이 간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현재 박 씨는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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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급성간부전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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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간부전은 평소 만성 간질환이 없는 환자가 급성 간 손상을 입은 뒤 26주 이내에 혈액응고장애와 간성뇌증(의식변화)을 보이는 응급질환이다. 간성뇌증이 3~4단계로 진행된 환자가 간이식을 받지 않을 경우 90% 가량의 환자들이 사망한다. 수술 없이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은 20%가 안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모든 급성간부전 환자들이 응급 간이식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급성간부전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간이식 시행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려면 협의진료 및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 필요하다.

◇협진으로 환자 치료 질과 생존율 향상

서울아산병원 간센터는 지난해 10월 급성간부전 환자들을 집중치료하기 위한 ‘급성간부전 응급대응팀’을 개설했다. 365일 24시간 응급시스템을 가동해 급성간부전 환자들의 생존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다. 간질환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된 응급대응팀은 간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긴급치료를 받아야 하는 급성간부전 환자들을 위해 진단부터 치료, 그리고 응급 간이식이 필요한 경우 수술까지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지원한다.

급성간부전은 생존율이 절대적으로 낮은 치명적인 질환인 만큼, 간이식을 집도하는 간이식·간담도외과 외에 소화기내과, 신경과, 장기이식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하나의 응급대응팀으로 구성되어 환자를 중심으로 긴밀히 협진해야 한다. 급성간부전 환자가 응급실로 내원하면 간이식·간담도외과와 소화기내과가 주도해 환자를 진단하고, 신경과에서는 환자에게 간성뇌증(의식변화) 정도와 뇌부종 여부를 감별해낸다.

치료는 체계화돼 있는 환자 분류체계와 진료과별 협진 프로토콜에 따라 진행된다. 당장 긴급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는 소화기내과에서 전담 치료를 받게 된다. 소화기내과 전문 의료진이 급성간부전 증상 뿐 아니라 이로 인한 합병증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환자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필요한 경우 간이식·간담도외과가 환자 상태 추이를 함께 관찰한다. 간성뇌증(의식변화)과 뇌부종 정도가 심한 환자라면 장기이식센터와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응급 협조를 받아 간이식·간담도외과가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연간 4만5000명 간질환자 진료

급성간부전 응급대응팀의 책임을 맡고 있는 송기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급성간부전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간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경우 환자가 적절한 시점에 응급 간이식 수술을 받도록 신속히 결정을 내려야한다”며, “24시간 응급시스템은 급성간부전 환자 생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센터 소장도 “급성간부전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여러 진료과가 정보를 공유하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체계적인 치료 프로토콜이 마련되어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간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간 치료 센터로 지난 2010년 11월 개소한 이래 다양한 원인의 간질환 환자들에게 최적의 진료환경에서 맞춤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4만5천 명의 간질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데, 그중 간경변, 말기 간암, 급성간부전 등 중증 간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비율이 높다.

풍부한 임상경험과 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술성과도 뛰어나다. 말기 간질환 환자의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생체간이식 수술은 현재 5,551건이나 이뤄졌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도 543건에 달한다.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하면 총 6,600건 이상의 간이식 기록을 갖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간이식의 약 45%를 차지하는 놀라운 수치다. 간이식 환자의 생존율은 △1년 97% △3년 89% △5년 88%로, 의료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의 △1년 91% △3년 84% △5년 76%를 뛰어넘는다.

복강경간절제도 활발히 시행중이. 복강경간절제는 복부에 직경 1㎝의 구멍 3~5개를 뚫고 그 안으로 복강경 기구를 넣어 간을 절제한 뒤, 치골상부의 작은 구멍으로 절제된 간을 빼내는 수술법이다. 미세침습 방식이어서 환자에게는 상처, 통증, 출혈이 적고 회복기간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까지 총 1,150 건이 넘는 복강경간절제 가운데 수술이 더욱 까다롭기로 알려진 간암(간세포암) 복강경 절제가 600례에 달했다. 수술결과도 우수하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간세포암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경과를 분석한 결과, 복강경 수술 환자(217명)의 합병증 발생률은 6.5%로 개복수술 환자(434명)의 12%보다 현저히 적어 수술의 안전성이 입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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