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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취재파일] 한미일 안보 협력 재강화 시동…'시 드래곤' 이어 '코브라 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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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2일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즉 지소미아(GSOMIA)의 종료를 극적으로 조건부 연기하면서 한일 두 나라의 경제-안보 갈등은 봉합됐습니다. 하지만 임시적 조치입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징용자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한일 두 나라는 다시 대립과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11월 22일 이후 갈등이 임시 봉합됐지만 연말까지 한일 두 나라의 군사적 교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새해 들어서 묵직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 주도의 다국적 대잠수함전 훈련인 '시 드래곤(Sea Dragon) 2020'에 한국 해군 초계기가 처음 참가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시 드래곤 2020에 초계기를 보냈으니 자연스럽게 한미일 대잠 연합훈련이 열리게 됐습니다. 한일 갈등 봉합 이후 처음으로 한일 두 나라가 함께 하는 훈련입니다. 기존 한미 연합훈련에도 소극적이었던 우리 군이 그동안 한 적 없던 연합훈련에 새롭게 참가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동남아시아 최대 다국적 연합훈련인 '코브라 골드(Cobra Gold) 2020'이 태국에서 열립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9개 나라가 해병대의 상륙훈련 위주로 훈련합니다. 역시 한미일이 손발을 맞추는 기회가 생깁니다. 군 관계자들은 "한일 군사 교류를 피하지 않고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 시 드래곤 2020 훈련, 괌 해역에서 31일까지

시 드래곤 2020 훈련은 어제(20일) 태평양의 괌 해역에서 시작됐습니다. 31일까지 실시됩니다. 참가국 초계기들이 괌 앤더슨 공군기지의 지휘와 통제를 받으며 가상의 적 잠수함을 탐지하고 공격한 실기동 훈련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합니다.

작년 시 드래곤 2019에는 미국과 호주 두 나라만 참가했습니다. 미국과 호주 공군의 P-8 포세이돈 4대가 적 잠수함으로 가정한 미 해군 로스앤젤레스급 핵 잠수함을 탐지하는 방식으로 훈련은 진행됐습니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 호주 외에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가 추가로 참가했습니다. 한국 해군은 작년엔 장교를 파견해 참관만 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P-3 초계기 2대를 보냈습니다. 훈련을 직접 뛰는 건 P-3 1대입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P-3 초계기를 파견했습니다.

작년 11월 22일 한일 갈등 임시 봉합 이후 처음으로 한일 두 나라가 함께 하는 훈련입니다. 이전 같았으면 일본 자위대가 참가한 훈련은 피했을 텐데 국면이 바뀌었으니 적극 참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과 관련해서도 메시지가 뚜렷한 훈련입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외교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거나 축소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동안 참가한 적 없던 연합훈련에 처음으로 새롭게 참가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책임분석관은 "한미일 연합 대잠 훈련은 북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인데 한일 갈등으로 그동안 제대로 못했다"며 "한일 갈등이 일단 해결됐으니 첫 연합훈련 시 드래곤 2020을 통해 한미일이 공동으로 북한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2월 태국에서는 코브라 골드 훈련

SBS

2018년 2월 '코브라 골드' 훈련에서 상륙하는 한국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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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월 태국에서는 '코브라 골드'라는 연합 상륙훈련이 실시됩니다. 태국과 미국이 공동 주관하는 훈련인데 사실상 미 해병대가 주도합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한·중·일 동아시아 국가, 그리고 인도가 참가합니다.

우리나라는 짝수년에는 해병대 대대급 병력과 해군 상륙함이 투입되고 홀수년에는 소수 병력만 파견됩니다. 짝수해인 올해는 해병대 290명과 상륙함의 해군 병력을 합쳐 400명 이상 참가합니다. KMEP이라는 한미 연합 해병대 훈련을 연 20회 이상 실시해서 한미 해병대간 합을 맞추고는 있지만 미국 외 여러 나라 해병대와도 새로운 환경에서 전력을 가다듬을 기회입니다.

일본 자위대도 역대급 규모의 병력을 보냅니다. 통합 막료부를 비롯해 육상·해상·항공 자위대 240명이 오는 26일 일찌감치 태국으로 떠납니다. 일본은 코브라 골드 참가 병력을 2017년 80명에서 2018년 150명, 작년 170명에 이어 올해 240명으로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훈련을 통한 교류에 이어서는 군 고위 장성의 상호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군 핵심 관계자는 "작년 1월 韓 함정 레이더-日 초계기 갈등으로 1함대 사령관의 방일 계획이 취소됐었다"며 "올해는 장성들의 연례적 방일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군은 한미일 대북 안보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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