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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KB금융, M&A 위해 5500억 자금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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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105560)지주가 연초 자본시장에서 5500억원의 자본금을 수혈한다. KB금융이 최근 푸르덴셜생명과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 등 국내외 금융사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면서 시장 차입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을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KB금융이 지주 차원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발행 당시 정한 사유가 발생할 때 자동으로 상각되며 만기 5년 이상일 경우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KB금융 관계자는 "보완자본 확충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송기영 기자



이번 자본확충은 KB국민은행이 추진하는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Microfinance Deposit-taking Institution)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수를 위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이 회사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은 프라삭과 2016년부터 지속해서 협력해왔으며, 지난해 5월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적격 인수기관으로 사전 승인을 받았다. 프라삭은 캄보디아 1위 MDI(지난해 시장점유율 41.4%)로 캄보디아 내 177개 영업망을 갖고 있다. MDI는 일반 마이크로파이낸스(MFI)와 달리 정기예금과 저축성 예금을 수취할 수 있다.

인수가격은 6억340만달러(약 7020억원)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의 2.13배(2019년 말 예상 장부가 기준)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1대 주주가 된 후 잔여지분 30%는 2년 후 취득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 회사 인수를 통해 신남방 진출을 가속화한다.

국민은행이 프라삭을 인수하면 국민은행은 물론 연결기준 KB금융의 BIS 비율이 하락한다. 이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해 그룹 전체의 BIS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KB금융은 지난 16일 3·5·10년물 2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주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1200억원은 채무상환, 13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도 참여했는데 KB금융이 유력인수 후보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20조8132억원이고, 부채는 17조6866억원으로 순자산은 3조1266억원이다.

보험업계는 푸르덴셜생명 매각가를 2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나 예비입찰이 흥행한만큼 2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은 KB금융이 얼마를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포트폴리오 보강을 위해 생보사 인수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KB금융은 자체 재원과 외부 자금조달 등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최고의 자본비율을 보유한 회사로 주주환원과 M&A를 병행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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