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5 (토)

외국인은 왜 'TR ETF'를 대량 매수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TR ETF(토털리턴 상장지수펀드)를 대량 매수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본래 TR ETF는 장기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지만, 대형주 ETF와 구성이 비슷해 선물거래나 바스켓 투자의 헤지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의 순매수 1위, 2위 종목은 모두 TR ETF였다. 외국인은 KODEX MSCI Korea TR을 3194억6200만원 순매수했고, KODEX 200TR은 1060억7800만원어치를 사모았다.

지난주에도 TR ETF가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오르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 17일에는 KODEX 200TR(1547억2000만원)가, 16일에는 TIGER MSCI Korea TR가 1067억4400만원 순매수로 1위를 기록했다.

TR ETF는 절세형 장기 투자상품이다. 일반 ETF와 달리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자동으로 주식에 재투자한다. 배당금을 현금으로 받게되면 투자자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하지만 TR ETF에서는 재투자되므로 배당소득세를 떼지 않는다.

그러나 TR ETF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고 해서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장기 투자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주식을 오래 보유하지 않고, 되파는 경우가 많아서다. 예를 들어 KODEX 200TR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최근 한 달 간 0~10.54%로 들쑥날쑥하다.

김승욱 삼성자산운용의 ETF 팀장은 "최근 외국인뿐 아니라 보험사들도 TR 상품을 자주 매매하고 있다"며 "어떠한 용도로 매수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천억 단위의 큰 물량이다 보니 선물 헷지나 바스켓 헷지 용도가 아닐까 추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TR ETF는 배당 시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코스피200 ETF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코리아 ETF와 구성이 같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들은 주로 시간외 거래에서 블록매매하고 있어 이들의 매매가 정규 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LP(유동성공급자)들이 장중 호가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몇백에서 몇천억의 물량을 감당하기는 힘들다"며 "주로 시간외 거래에서 체결되고 있어 TR ETF 거래 자체가 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