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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737맥스 주문 '뚝' 끊긴 보잉…은행에 "100억弗 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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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맥스 운항 중단 후폭풍…업계 1위 내주고 자금난까지

"최소 100억달러 차입 추진…시장 예상보다 두배 많아"

해고없이 737맥스 생산 중단…월 10억弗 손실 추정

이데일리

보잉 737맥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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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지난해 업계 1위 자리를 유럽 에어버스에게 빼앗긴데 이어, 은행에 돈을 빌리려고 손을 벌리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737맥스 기종 연쇄 추락 참사에 따른 후폭풍이다.

CNBC는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보잉이 최소 100억달러(약 11조6800억원)에 달하는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잉이 이미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웰스파고, JP모건 등으로부터 최소 6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추가 차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737맥스 기종은 보잉의 ‘베스트셀러’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는데, 이 기종에 대한 신규 주문이나 생산이 중단되면서 자금난까지 맞게 된 것이다.

CNBC는 “제프리스는 이달초 보잉이 이번 분기에 부채가 50억달러 규모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면서 “100억달러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차입 규모”라고 평가했다.

737맥스 기종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에서 ‘총 346명 승객 전원 사망’ 사고를 낸 모델이다. 사고 이후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을 중단했다. 수요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보잉의 지난해 항공기 인도물량이 2018년 806대에서 380대로 쪼그라들었다. 경쟁사인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 인도 실적(863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규모다. 자연스럽게 항공업계 1위 자리도 에어버스에게 내주게 됐다.

문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737맥스 기종 운항 재승인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보잉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비행통제시스템과 관련해 소프트웨어 수정 등 조치를 내놨지만 아직 안전성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는 737맥스 기종 생산을 아예 중단한 상태다. 그렇다고 생산에 관여했던 직원들을 해고하지는 않고 임시로 다른 직책으로 전환했다. 이는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보잉은 이미 사고 보상금 등으로 90억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737맥스 운항 중단으로 보잉이 월 10억달러 수준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보잉이 FAA로부터 재승인을 받더라도 신뢰회복에는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재 A3인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잉의 경영난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보잉은 예상보다 큰 부채 규모와 관련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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