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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삼킨 SKB, 유료방송 '삼국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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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M&A)이 마무리 되면서 유료방송 '빅3'의 각축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가 마지막 정부 심사 문턱을 넘으며, 케이블TV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를 품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양사의 합병 작업은 8개월 만에 마무리된 것으로, 오는 4월 합병법인이 출범한다. 이로 인해 유료방송 시장은 1위 KT에 이어 LG유플러스, SK텔레콤 순으로 1, 2, 3위 모두 통신사로 재편됐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운영한 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의견을 종합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법인 합병을 조건부 허가·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에 대해 조건부 사전동의를 의결한지 하루 만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 같은 정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이번 M&A는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 것인 만큼, 향후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IPTV와 케이블TV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합병법인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을 선도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은 전국 사업자인 인터넷TV(IPTV)가 지역 SO를 합병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SO 1위 사업자 CJ헬로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며,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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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A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은 1위를 독주했던 점유율 31.31%의 KT군(群)의 턱밑을 24.72%의 LG유플러스 계열과 24.03%의 SK텔레콤 계열이 바짝 뒤쫓게 됐다. 통신 3사의 신(新 ) 미디어 시장의 서막이 열린 셈이다.

당장 LG유플러스는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 CJ헬로 네트워크에 62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산규제로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는 KT 입장에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KT 또한 지난해 케이블TV 3위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 추진에 나섰지만, 정부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미뤄지며 무산된 바 있다. 합산규제란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독과점 방지 차원에서 특정 유료방송사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제를 말한다. 2015년 도입됐으며 3년 후 사라지는 일몰을 전제조건으로 시행돼 지난해 6월 자동 폐지·일몰됐다. 이후 국회에서 재도입 여부 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KT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그러나 오는 3월 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가 정식 취임하면서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본격적인 M&A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와 정부의 기조 또한 합산규제 재도입 대신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의 M&A가 늦어질 경우 경쟁사에서 추가적 M&A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만고만한 유료방송 점유율에서 확실한 선두를 차지할수록 유리하고, 가입자 확보가 우선시 돼야 콘텐츠나 플랫폼 투자 등이 결실을 맺기 쉽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미디어 시장이 OTT를 통한 글로벌 사업자들의 각축장으로 떠오르며 토종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내 M&A 유도를 통해 분산된 미디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재편이 가속화될 필요가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통신·방송 M&A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나인 기자 silkni@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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