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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文대통령 "희생보단 휴식·자유… 공무원 자신부터 행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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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신임 공무원들과 세종청사 구내식당 오찬 간담회

"공무원 자신부터 행복할 권리…젊음은 실수할 권리도 있어"

"국민, 확실한 변화 분명히 체감…특별 노력이 공직자 도리"

뉴시스

[세종=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0.01.21.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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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공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과 자세에 관해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공무원 스스로의 행복할 권리를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함께한 신임 공무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공직자들은 공익과 공공 부분에 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며 "그러나 자기 자신을 전부 다 바치거나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는 최대한 열심히 하되, 자신의 충분한 휴식과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또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공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올해 국민들에게 확실한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 못지 않게 공무원들도 공직사회 문화의 확실한 변화를 보여드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문 대통령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게 된 것을 계기로 신임 공무원과의 소통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5급·7급 공채, 5급·장애인 경력 채용, 7급·9급 지역인재 채용 등 다양한 형태로 공직에 발을 딛게 된 새내기 공무원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새해에 저나 공직자들이 국민들께 드려야할 가장 큰 선물은 역시 확실한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혁신·포용·평화·공정 분야에서 이미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민께서는 체감하는 경제현실이 어려워 아직 그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더욱 분명한 성과를 내서 국민들이 확실한 변화를 분명하게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공직자들이 올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도리인 것 같다"며 "여러분들이 바로 그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19세 교육부 공무원, 20대 부부 공무원, 대기업 출신 공무원, 중증 장애인 공무원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공무원 11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외숙 인사수석 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

예방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개발기술과에 근무중인 배홍철 사무관은 의사에서 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꾸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의사로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환자만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국민 질병을 예방하는 길을 생각하게 됐다"며 "그래서 복지부를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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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열린 신임 공무원들과의 점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21.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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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배 사무관은 "지금은 보건의료 기술개발과에서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해 희귀난치성 질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를 하는 일"이라며 "기존 기술을 비용 효과적으로 개발해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19세의 나이에 교육부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함정연 주무관은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9급 전형에 합격해 교육부에서 사학분쟁 조정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밖에서 바라볼 때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과 현실에서의 차이점에 대해 토로했다.

함 주무관은 "고용도 안정적이고,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며 "그러나 막상 와서 보니 업무 강도가 세고 능력 있는 분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공무원도 책임감을 갖고, 무사안일 하지 않으며 열심히 해야겠다고 반성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행정정보공유과에 근무 중인 조유진 주무관은 자신의 부서 담당인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에게 선물한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제목의 책을 아버지께 선물한 사연도 함께 소개했다.

조 주무관은 "90년대 생이 사실 많은 고민을 하고 공무원 경로를 선택할 수 있겠지만, 들어오고 나서도 국민께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자부심을 갖게 되니까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90년대 생이라고 (따로) 부를 만큼 특별히 다른가"라며 "세상이 더 발달하고 고민이 더 많은 법이긴 하지만, 90년생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주무관은 "(단지) 90년대 생이 사회 초년생이 돼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90년대 생이) 특별히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제가 고등학교 때는 '88만원 세대'라는 책이 나왔는데, 생애 주기에 따라 관심을 받는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민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으며 환경부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정현 연구관에게 느린 정부 대응체계의 개선 여부에 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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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0.01.21.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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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관은 "밖에서 봤을 때는 일을 하나 진행하면서 왜 이리 시간이 걸릴까 의아했었지만 안에서 들여다보니 하나 하나를 결정할 때마다 꼼꼼하게 살펴볼게 많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느꼈다"며 "전혀 느린 게 아니고 열심히 하고 빨리 하려고 노력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혁이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다. 개혁의 역설이라는 게 있다. 개혁을 하면 더 많은 개혁을 바라고 요구하게 된다"며 "그동안 이뤄진 개혁에 대한 평가 보다 아직 남은 과제 국민들이 더 절실하게 생각하게 되고 공직자는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년 전 5급 공채 재경직에 수석합격한 이후 어제부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발령을 받은 하다애 수습 사무관은 학부 전공과 업무와의 거리감에 대한 고민을 문 대통령 앞에서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아마 실제로는 앞으로 일을 하는 데 있어 전공이 조금 특별하고 다르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 될 것"이라며 "처음 공직을 시작할 때 여러모로 두려운 것 같지만 괜찮다"고 격려했다.

이어 "그렇게 시험 준비를 잘 했으면 앞으로 공직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실수를 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젋은 사람들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공무원의 안정성을 보고 입직하게 됐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무관의 솔직한 얘기에 "아마 많은 분들이 같은 생각일지 모르겠다.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좇는 것이 아니라 안정감과 안정된 직장이라는 이유로 공직을 선택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우선 자기 자신부터 행복할 권리가 있다. 공무원들이 행복해야 국민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라며 "국민들을 위해 공무원들이 자신을 다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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