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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해외 수주경쟁 배터리 기업들, 국내로 무대 옮겨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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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현대·기아차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공급사 선정

LG화학은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공장 설립 검토

전기차 시장 커져 안정적 물량 확보·배터리 시장 선점 이해 맞아

경향신문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던 배터리사들이 국내에서도 완성차 업체들과 합종연횡을 시도하는 등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이 현대·기아차의 새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데 이어, LG화학도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검토하고 소재 수급을 늘리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해 국내에 공장을 짓는 것을 포함한 협력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확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 단계”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양사의 오랜 협력관계를 봤을 때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투자금액과 공장 위치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양측이 각각 1조원 수준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미뤄보면 생산능력이 최대 25GWh 규모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LG화학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70GWh 수준이다.

국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2024년까지 10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수주를 지난해 12월 따냈다. 만약 LG화학과 현대차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경우 여기서 생산되는 물량도 E-GMP용으로 현대차가 발주할 2~4차 물량의 일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사들이 합종연횡을 시작한 것은 안정적 물량을 확보하려는 완성차업체와 시장을 선점하려는 배터리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그간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시장에서 수주경쟁을 벌여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알려진 것만 봐도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 베이징자동차, LG화학은 볼보자동차그룹·지리자동차·GM·테슬라, 삼성SDI는 BMW와 공급계약을 맺거나 합작법인을 만드는 등 협력관계를 만들어왔다. 공격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린 데 이어, 해외 전기차 시장보다는 크지 않지만 성장세를 무시하기 어려운 국내 시장에서도 ‘집토끼’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미래자동차산업 발전전략을 보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4만2000대에서 2022년 15만3000대, 2030년 44만대까지 늘어나 전체 완성차 시장의 2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확보에 주력한다면 배터리회사들은 소재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LG화학에 3년간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소재로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포스코케미칼은 안정적 양극재 양산을 위해 전남 광양 율촌산단에 올 상반기 연산 3만t 규모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9만t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경북 구미와 충북 청주 양극재 공장을 신·증설해 직접생산 비중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1년까지 음극재 공장의 2단계 증설 투자에 나선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게 되면 소재부품은 국내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소재업체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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