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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오늘 종로에 있는 종단만 갔다"···이낙연, 종로 출마 몸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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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7대 종단 방문을 시작했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해 상임고문에 위촉된 뒤 첫 외부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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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찾아 김영근 성균관장과 면담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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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종단 지도자 방문 일정이 서울 종로구에 집중된 데 대해 당 안팎에선 총선 행보와 연관된 해석이 많았다. 사실상 종로 출마를 굳힌 상태에서 그가 ‘종로 몸풀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었다. 김영근 성균관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도 이 얘기가 나왔다.

▶김영근 성균관장=저희가 알기로는 우리 지역(종로)에 오시는 걸로 알고 있다.

▶이 전 총리=정해진 건 아니다.(웃음) 거소(居所)도 옮기게 돼 있다.

▶김 관장=많은 기대 하겠다.

▶이 전 총리=여러 가지 지도해달라. 할 일이 참 많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개신교, 천도교, 유교 지도자를 차례로 만났다. 김 관장의 공개 질문에 “미정“이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곧 올 것이라는 분위기를 풍겼다. 이날 방문한 종단 사무실 세 곳이 모두 서울 종로구에 있다.

이 전 총리는 “하필 오늘 정한 장소들이 다 종로”라는 기자들의 말에 “그런 식으로 말하면 총리로 근무한 사무실(정부서울청사)도 종로에 있으니 문제가 되나”며 “내일은 원불교에 가는데 (사무실이) 동작구에 있고, 천주교 의장님은 광주에 계시다”고 했다.

첫 외부 일정을 종교계 예방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종교 지도자들께 퇴임 인사를 못 해서 온 것이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종교 지도자들께는 총리 취임 직후 인사드렸고, 재임 중에도 여러 차례 모셔 말씀을 나눴다”고 강조하면서다. 이 전 총리를 잘 아는 민주당 한 인사는 “원래 누구든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그 지역의 가장 어르신을 찾아 뵙는 것”이라며 “종로의 어르신들인 종교 지도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드린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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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찾아 NCCK 총무 이홍정 목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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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종로에서 이 전 총리는 진보성향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를 만나 “목사님의 설교나 기도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덕담을 했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에게는 “3·1 독립운동은 천도교 빼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종교가 할 수도 있다. 그런 지혜를 짜내고 함께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확언을 내놓진 않고 있지만, 그의 주변에선 이미 ‘종로 캠프’가 시동을 걸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의원 재임 시절 이 전 총리를 보필한 보좌진들을 중심으로 공약 개발, 조직 구성 등 물밑 준비가 한창이라고 한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한 여권 인사는 이날 “종로는 현재 선거구 의원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워낙 지역구 관리를 탄탄하게 해온 곳”이라며 “안정적·포용적인 이미지나 국정 운영 참여 경험 등이 겹치는 ‘이낙연 리더십’ 역시 정 총리에 이어 종로 유권자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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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찾아 봉심례를 위해 격식을 갖추어 옷을 차려입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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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퇴임 후 삼청동 공관에서 서울 잠원동 자택으로 들어간 이 전 총리는 다음달 초 종로구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다. 다만 그때까지 변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당 일각에서는 이날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두고 “종로 출마 가능성이 아직 남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당에서 이 전 총리에게 먼저 ‘종로에 나가 달라’는 요청을 보냈다. 꽤 오래 전 정리가 끝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종교계 방문을 설 이후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오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를 비공개로 만난 데 이어 22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과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을 찾아간다. 보수 성향 개신교를 이끄는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와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은 연휴 이후 일정을 잡아 방문하기로 했다. 남은 방문지(4곳) 중 두 곳(조계종·한국교회총연합)이 종로구다.

심새롬ㆍ정희윤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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