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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빨간날 전날이 더 ‘위험’…귀성길 설레도 과속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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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설 연휴·겨울철 교통안전 수칙’

경향신문

눈이 얼어 빙판이 된 도로 위에서 자동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위 사진). 빙판길에 미끄러진 자동차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파손된 사고. 도로교통공단은 “겨울철 빙판길에서는 안전거리 유지와 감속 운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도로교통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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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고향에서 부모·친지들과 함께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울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다.

가는 길이 좀 막히면 어떠랴, 언젠가는 뚫리겠지 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가족을 태우고 운전대를 잡는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설 연휴 시작 전날부터 교통사고가 다른 날에 비해 유독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과 특히 겨울철에 지켜야 할 일반적인 교통안전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설 귀성·귀경길에 나서는 운전자들은 설 연휴 전날인 23일을 주의해야 한다.

도로교통공단(윤종기 이사장)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4~2018년) 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명절 전날 교통사고 발생 수가 연휴 기간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오후 6~8시 사이에 많이 발생했다.

연휴 전날 사고 가장 많이 발생

과속, 평소보다 31% 증가 ‘주의’

“명절에는 가족 단위 이동 많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 커져”

‘블랙아이스 대비’ 점검도 필수


연휴 전날 퇴근 차량과 귀성객 차량이 전국 각지로 이동하는 데다, 고향을 찾는다는 들뜬 마음에 실수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올 설 연휴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비교적 적은 휴일 수로 연휴 전날 이동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돼 연휴 전날 교통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 동안 설 연휴 및 연휴 전날의 일자별 평균 교통사고 수를 살펴보면 연휴 첫날 453건, 설 당일 355건, 연휴 마지막 날 375건의 사고가 발생했다(중간휴일 제외). 반면 연휴 전날에만 평균 698건의 사고가 발생해 연휴 기간에 비해 두 배가량 많게 집계됐다.

이런 교통사고에 큰 영향을 미친 법규위반 항목은 운전자의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6893건, 57%), 신호위반(1458건, 12%), 안전거리 미확보(1055건, 9%),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771건, 6%), 중앙선 침범(670건, 6%) 순으로 집계됐다.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신호위반, 안전거리 미확보는 평소에도 문제시되는 운전자의 주요 법규위반으로 운전자들의 잘못된 운전습관 개선이 필요한 항목이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은 전방 주시 태만(라디오나 내비게이션 조작·휴대전화 사용·졸음운전 등), 제동장치 조작 불량, 핸들 과대 조작, 난폭운전·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를 아우른다.

더불어 이러한 법규위반 항목 중 설 연휴 기간 두드러지는 특징은 신호위반(1458건, 12%, 평소 대비 6% 증가), 중앙선 침범(670건, 5.51%, 평소 대비 12% 증가), 과속(51건, 0.42%, 평소 대비 31% 증가)의 평소 대비 큰 증가 폭이다. 이 3가지 항목은 평상시 대비 6%에서 31%까지 증가해 해당 기간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

도로교통공단은 도로 위 차량 증가와 정체 구간 등으로 끼어들기, 꼬리물기와 같은 차량이 늘어나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운전습관과 함께 운전 시 점검해야 할 덕목은 ‘딱 한잔’의 음주에도 운전대를 놓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 자료를 보면 설 연휴 기간 전체 교통사고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비율은 5년 연속 10%대의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2 윤창호법의 시행으로, 소량의 음주·숙취 운전에도 단속기준을 넘을 수 있다. 술 한잔의 즐거움이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설과 같은 명절에는 가족 단위의 이동이 많아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 또한 크다”며 “운전자는 자동차 핸들 위 자신의 손에 가족의 생명이 달렸음을 유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런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눈·비·안개 등 기상 변화가 자주 일어나고 낮보다 밤이 길어지는 겨울철은 어느 때보다 교통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계절이다.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추돌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일 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41중 연쇄 추돌사고 또한 블랙아이스가 원인이었다.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이나 비와 같이 도로 위에 남아있던 습기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눈·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다리 위나 다리의 연결부와 터널 입·출구, 호숫가 주변의 도로, 그늘진 커브 길에서 쉽게 생긴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최근 3년간(2016~2018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비교 분석 결과를 보면 서리 또는 결빙된 포장도로(2.73)가 건조한 포장도로(1.78)에 비해 치사율이 5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빙판길에서의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과 비교해 최대 7.7배까지 증가하고 심지어 시속 30㎞를 초과하게 되면 빙판길에서 차체 제어가 불가능하다.

블랙아이스의 경우 도로 노면의 마찰계수가 0.05 이하로 떨어질 수 있어 일반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 6배가량 더 미끄러워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고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점검을 수시로 진행해 차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빙판길 제동관련 장치인 브레이크와 타이어 점검은 필수다. 시야 확보를 위한 와이퍼와 워셔액, 히터와 서리제거 장치의 상태 또한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든 블랙아이스의 특성을 고려해 운전대를 잡기 전, 기상예보와 교통상황 정보를 확인하고 주행할 도로의 결빙 의심 구간을 미리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주행 중에는 가급적 급제동, 급가속, 급회전을 하지 말고 제동 시에는 풋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 나누어 밟거나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오르막길은 눈길에서 갑자기 가속하면 바퀴가 헛돌며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중간에 멈추지 말고 아래쪽부터 서서히 가속해 그 탄력을 유지한 속도로 정상까지 한 번에 올라가야 한다. 반대로 내리막길에서는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브레이크를 밟기보다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해 저속 주행하도록 한다.

또 야간운전이 길어지는 겨울철에는 날이 추워지면서 창문을 닫고 차 안에서 장시간 히터를 틀고 주행하는 경우가 많다. 밀폐된 공간인 차내에 더운 공기가 가득해지면 산소는 부족하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수시로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하거나 껌을 씹어 안면근육을 움직이면 뇌에 산소를 공급해 졸음운전을 막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행 1~2시간에 한번 정도 휴게소나 졸음쉼터를 이용해 휴식하는 것이고 이때,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피곤한 목과 어깨, 허리 등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은 “겨울철에는 반드시 운전하기 전 자동차 점검이 선행돼야 하며 빙판길에서는 안전거리 유지와 감속 운전을 명심하길 바란다”면서 “안전수칙을 실천하면 교통사고는 반드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태 기획위원 cbt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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